teamLab: A Forest Where Gods Live (かみさまがすまう森) (규슈/사가현) 2021/07/16 - 2021/11/07

1845년(에도 후기) 50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넓은 부지에 조성된 미후네야마 라쿠엔(御船山楽園). 정원의 경계선에는 다케오 신사의 신목(神木)인, 3000년 묵은 녹나무 ‘오오쿠스’가, 정원의 중심에는 수령이 300년 된 녹나무가 자리 잡고 있다. 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예부터 소중히 여겨온 숲의 나무들을 그대로 보존해가며 정원이 조성되었다. 정원과 숲은 경계가 모호하여, 정원을 거닐다 보면 어느새 숲까지 들어와있게 되거나 우연히 산짐승이 지나다닌 흔적들을 발견하기도 한다. 숲속에는 겹겹이 쌓인 거대한 바위들이 ‘이나리다이묘진(稲荷大明神)’이라 불리는 신으로 모셔지고 있다. 또한 나라(奈良)의 대불상을 만드는 ‘명승 교키(行基)’가 약 1300년 전에 미후네야마에 입산해 ‘오백나한(五百羅漢)’을 새겼다고 추측되며, 동굴 암벽에는 교키가 직접 새겼다고 전해지는 마애불(磨崖仏)이 현재에도 남아있다.

 

기나긴 시간을 지나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된 거대한 바위, 동굴, 숲, 각각의 시대마다 사람들이 찾아내온 의미들이 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겹겹이 쌓여 비로소 지금의 미후네야마 라쿠엔이 존재할 수 있었다. 또한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는 자연과 사람의 조화가, 정원과 숲의 경계가 모호한 이 아늑하고도 아름다운 문화적 유산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정원과 숲의 경계가 모호한 곳에서 길을 잃어 헤매고 있을 때, 자연과 사람의 기나긴 조화의 경계 없는 연속성 위에 ‘나’라는 존재 또한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때문에 이 드넓은 정원과 숲속에 빠져들어 헤매는듯한 전시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자신’이라는 존재는 수십억 년이라는 어마어마하게 긴 시간 동안 끝없이 반복되어온 ‘생명의 생(生)과 사(死)의 연속성’ 위에 자리한다. 하지만 일상에서는 이를 지각하기가 쉽지 않다. 인간이 자신들의 인생보다 긴 시간을 인지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시간의 연속성에 비해 인지 능력은 한계적인 것이다.

숲속을 거닐다보니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긴 세월에 걸쳐 만들어진 거대한 바위, 동굴과 숲 그대로의 조형이야말로 기나긴 세월을 느낄 수 있는 형태 그 자체임을 깨달았다. 이러한 조형들이야말로 시간의 연속성에 대한 인지의 경계선을 넘어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teamLab은 'Digitized Nature'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비물질적인 디지털 테크놀로지에 의해 '자연이 자연 그대로 아트가 되다’를 테마로 한 프로젝트다.

우리의 시간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을 품은 바위, 동굴, 숲 혹은 자연과 사람의 영위가 오래도록 이어져온 정원 그 자체의 형태를 그대로 이용해 작품화함으로써, 시간의 연속성에 대한 인지능력의 한계를 뛰어넘어 기나긴 생명의 연속선상에 나라는 존재가 있음을 느끼게 하는 장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을 넘어선 긴 세월이 깃든 이 자리에서 ‘연속되는 생명'의 의미를 찾아내고, 오늘날 또다시 이 장소에 의미를 새겨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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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편 다케오온천 역에서 버스로 '미후네야마 라쿠엔' 정류장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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