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에서 머리하며 맥주를? 일본의 이색 미용실!

도쿄 문화 미용실 2019.04.01
아기자기한 카페들과 맛집, 다양한 장르의 뮤직 클럽, 개성 있는 옷가게들이 즐비해 일본의 젊은 층들로 붐비는 도쿄 시모기타자와(下北沢). 유행을 쫒는 세대들이 모여드는 곳인 만큼 크고 작은 헤어 살롱들도 몰려 있어 ‘미용실 격전지’로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요즘 일본에서 주목받는 미용실!

(도쿄=프레스맨) 최지희기자 = 아기자기한 카페들과 맛집, 다양한 장르의 뮤직 클럽, 개성 있는 옷가게들이 즐비해 일본의 젊은 층들로 붐비는 도쿄 시모기타자와(下北沢). 유행을 좇는 세대들이 모여드는 곳인 만큼 크고 작은 헤어 살롱들도 몰려 있어 ‘미용실 격전지’로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많은 미용실들 가운데 2년 반 전 문을 연 뒤부터 유독 주목을 받는 곳이 있다. ‘티럭(T:Luck)’이라는 이름의 미용실은 머리 손질을 받으며 한 병에 500엔(약 5,100원) 짜리 맥주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커트 및 펌 시술을 받으며 다양한 병맥주를 맛 볼 수 있는 미용실 ‘티럭’이 입소문을 타고 지역 주민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이미지: ‘티럭’ 홈페이지) 
“맛있게 잘 마셨네요”
“다음에 또 마시러 올 게요”

‘티럭’에서는 다른 미용실에서는 좀처럼 들을 수 없는 대화가 일상적으로 오간다. 시모기타자와에서 일하는 여성 회사원은 “흔히 맛볼 수 없는 종류의 병맥주도 이곳에 오면 마실 수 있다”며 ‘티럭’을 찾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머리 손질이) 다 끝난 뒤에도 다른 손님들과 맥주를 마시며 3시간 동안 수다를 떤 적도 있다”고 했다.
‘티럭’ 미용실에서 판매중인 병맥주. 흔히 접할 수 없는 종류의 맥주들도 구비하고 있어 여성 고객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미지: ‘티럭’ 홈페이지)
‘티럭’은 주류 판매 허가를 취득한 미용실로 최근엔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헤어 살롱’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토 사토시(伊藤聡司) 점장은 “이곳을 찾는 손님들이 모두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가게를 만들고 싶었다”며 “조금 특이한 발상일지 모르겠지만 여기서는 ‘맥주’가 사람들을 이어주는 도구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토 씨는 “고객들 중에는 타지에서 전근을 와 아는 사람 한 명 없다가 이곳에서 친구를 사귀게 된 분도 있다”고 소개했다. 심지어 미용실에서 만나 결혼한 커플도 있다는 게 이토 씨의 말이다. 동일본대지진 후에는 지친 심신을 위로하는 쉼터가 되기도 했다.
미용실 본연의 목적인 헤어 시술 이외에도 지역 주민들의 만남의 장을 제공하는 것을 가게의 모토로 삼고 있다. (이미지: ‘티럭’ 홈페이지) 
이처럼 특별한 미용실이 생겨나게 된 데는 동종 업계 간 경쟁이 날로 격화되고 있는 현실이 자리해 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본 전국의 미용실 수(2017년 말 기준)는 약 25만 곳으로 계속해서 증가 추세에 있다. 반면 시장은 점차 축소되고 있어 다른 매장과 차별을 꾀하지 않으면 살아 남기조차 힘든 실정이다.   

‘핫페퍼(hotpepper) 뷰티아카데미’가 2016년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같은 미용실을 ‘다시 이용하고 싶다’고 답한 이유로 상담 및 접수 등의 ‘시술 이외 부분’을 꼽은 비율이 42%로 가장 많았다. 미용 기술이 평준화되면서 메인 서비스 이외의 부분에서 특별함을 제공하는 것이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SNS의 보급으로 온라인상의 접촉이 일상화되면서 역설적으로 실생활에서의 교류를 추구하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오사카(大阪)시의 남성전용미용실 ‘크랭크’는 자전거가 취미인 손님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오미츠 준지(大満隼嗣) 점장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밖에 만나지 못하는 손님들과 공통의 취미로 거리감을 좁히고 싶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크랭크’는 취미를 공유하는 친구를 사귈 수 있는 미용실로 이름이 알려지면서 와카야마(和歌山)현과 나라(奈良)현 등 오사카에서 떨어진 곳에서도 자전거를 타고 찾아오는 손님들까지 생겨났다.

극심한 경쟁 속에서 고정 고객을 확보하려는 이같은 노력들이 때로는 지역 주민들의 만남의 장으로, 때로는 공통의 취미를 가진 이들의 교류의 장으로서 새로운 소비 트랜드를 구축해 내고 있는 셈이다.



본 기사는 프레스맨과의 컨텐츠 제휴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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