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관광지에서는 먹으면서 관광을 하면 안된다고?

도쿄 문화 일본여행 2019.05.20
(도쿄=프레스맨) 최지희기자 = 한 입 크기의 지역 특산 먹거리에 소프트 아이스크림. 관광지에서의 즐거움을 이처럼 간단한 간식 거리를 손에 들고 산책하는 것에서 찾는 관광객들도 많다. 그런데 일본 교토(京都) 및 아사쿠사(浅草) 등 유명한 관광지에서 음식을 섭취하며 관광하는 것을 문제삼아 이를 금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가마쿠라, 아사쿠사 등 대표 관광지 '먹으면서 걷지 말라'

(도쿄=프레스맨) 최지희기자 = 한 입 크기의 지역 특산 먹거리에 소프트 아이스크림. 관광지에서의 즐거움을 이처럼 간단한 간식 거리를 손에 들고 산책하는 것에서 찾는 관광객들도 많다. 그런데 일본 교토(京都) 및 아사쿠사(浅草) 등 유명한 관광지에서 음식을 섭취하며 관광하는 것을 문제삼아 이를 금지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실제 가나가와(神奈川) 현 가마쿠라(鎌倉) 시에서는 해당 안건을 담은 조례를 심의중이다. 먹으면서 관광하는 것이 왜, 얼마나 문제라는 걸까.
연일 관광객들로 넘치는 가마쿠라 고마치 거리. 가마쿠라시는 최근 먹으며 걷는 행위를 민폐 행위로 규정한 조례안을 심의중이다. (사진=최지희 기자)
JR가마쿠라역 동쪽 출구에서 츠루오카하치만구(鶴岡八幡宮) 방면으로 나오면 약 300미터 이상 크고 작은 가게들이 늘어선 고마치(小町) 거리를 만나게 된다. 이곳에는 소프트 아이스크림과 전병 등 먹거리를 파는 가게들이 두서너 집 건너 한 집의 비율로 자리해 관광객의 입을 즐겁게 하고 있다.

하지만 가마쿠라 시는 현재 혼잡 시 '먹으며 걷는 것'을 '민폐 행위'로 규정 짓는 조례안을 심의중에 있다. 가마쿠라 시 측에 따르면 최근 수년 간 "먹으면서 걷는 관광객들의 매너가 나쁘다"는 민원이 시에 몰려들면서 조례안에 해당 내용이 담기게 됐다. 

가마쿠라 고마치 상점회의 다카하시 노리카즈(高橋令和) 회장은 아사히신문에 "조례가 통과된다면 고마운 일"이라고 환영했다. 음식을 길바닥에 흘리거나 쓰레기를 아무렇지않게 버리는 경우, 음식이 묻은 손으로 상품을 만지는 일 등이 그간 문제였다는 것이 다카하시 씨의 말이다. 그는 "손님들에게 음식을 구입한 가게 앞에서 먹도록 충고해도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고마치 상점가에서 튀김 음식을 판매하고 있는 한 남성은 "주변이 더럽혀지지 않도록 종이로 잘 싸서 판매하고 있다. 먹으며 걷는 즐거움으로 이곳을 찾는 관광객도 많은데, 행정이 매너까지 구속하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먹으면서 관광하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는 가마쿠라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도쿄 아사쿠사에서는 나카미세(仲見世) 거리에 인접한 '아사쿠사이치후쿠코지(草壱福小路)'와 '덴보인(伝法院) 거리 상점가진흥조합'이 각각 2016년과 2017년, 먹으면서 걷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조합 이사장 마루야마 신지(丸山真司) 씨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일부에서는 깨끗하지 않은 손으로 상점 물건을 만지는 등의 피해가 생겨났다. 애초에 먹으면서 걷는 것 자체가 옳지 못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도쿄의 대표적 관광 명소인 아사쿠사에 위치한 나카미세 거리. 이곳에 인접한 골목 두 곳은 현재 먹으면서 걷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사진=최지희 기자)
'교토의 부엌'이라 불리는 니시키시장(錦市場)에서도 작년 가을부터 상점가를 중심으로 먹으면서 걷는 것을 자제하도록 스티커를 곳곳에 부착해오고 있다.

각지의 상점가 관계자들에 따르면 먹으면서 걷는 사람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 것은 약 10년 전부터다. 배경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 지역 먹거리를 소개하는 방송  프로그램 등에서 음식을 먹으며 걷는 모습이 자주 비춰지게 됐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한입 크기의 간식을 손에 들고 기념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는 점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도쿄도내의 유명 상점가 중 하나인 파룸(Palm)상점가. 도고시긴자 상점가와 함께 시나가와 구에 위치한 대표 상점가로 연일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이다. 최근 지역의 상점가들은 지역 주민과의 연계 강화 및 각종 먹거리・문화 이벤트 등을 통해 활성화를 꾀하는 곳도 많다. (사진=최지희 기자)
한편 먹으면서 걷는 환경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는 상점가도 있다. 도쿄 시나가와(品川) 구의 도고시긴자(戸越銀座) 상점가가 바로 그곳이다. 이곳에서 이전부터 인기리에 팔리고 있는 고로케를 2009년 상점가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도고시긴자 고로케'로 이름 붙여 걸어 다니며 먹는 것을 장려하고 있다. 안내소에서 전용 쓰레기 봉투를 배포하는 조치도 시작했다. 주말 평균 방문객은 약 3만 명으로, 이 가운데 2만 명 정도가 관광객이다. 

도고시긴자 상점연합회 전무 이사 가메이 데츠로(亀井哲郎) 씨는 "최근에는 스스로 쓰레기 봉투를 들고 방문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러한 자발적인 움직임이 서서히 침투해 가고 있는 점이 가장 기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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