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 여름 더위 대책은 '쓰는 양산'?

도쿄 문화 도쿄올림픽 2019.08.08
올여름 도쿄 프레올림픽에서 자원봉사자들에게 시범 적용…'솔직히 부끄럽다' 반응 많아
도쿄올림픽이 열릴 내년에도 푹푹 찌는 찜통 무더위가 예상되는 가운데, 도쿄도가 올림픽 무더위 대책으로 '쓰는 양산'을 제작해 시험에 나섰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1년 앞두고 열린 2019 도쿄올림픽 테스트 이벤트 대회(프레올림픽)에서 선보인 '쓰는 양산'. 과연 효과는 얼마나 있었을까.
  • 지난 5월, 무더위 대책이 중요한 과제의 하나로 꼽히고 있는 내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고이케 도쿄도지사가 머리에 쓰는 양산을 직원에게 씌워 홍보하고 있다. (이미지: ANN뉴스 동영상 캡쳐) 
도심 최고 기온이 33도를 넘어선 지난 달 26일, 도쿄 시나가와구(品川) 시오카제(潮風) 공원에서 개최된 비치발리볼 테스트 대회에서 검증이 시작됐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대회장에는 양손에 안내문을 든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이 보였다. 이들의 머리에 얹혀진 것이 우리의 조선시대 갓과 비슷한 크기의 양산이었다.

남녀겸용으로 직경은 약 60센티미터. 양산 안쪽에 달린 헤어밴드를 머리에 고정시켜 착용하는 방식이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한 남성 자원봉사자(55)는 "솔직히 처음에는 부끄러웠다"고 털어놓으면서도 "직접 써보니 햇볕을 차단해줘서 시원하다"며 홍보했다. "양산은 손에 들고 쓰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어서 우스꽝스럽게 보이긴 하지만 내모습을 내가 볼 수 없으니 괜찮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여성(72)도 "옛날 사람 같은 모습이라 부끄럽지만 의외로 시원하고 양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머리에 밀착되는 모자와는 달리 머리와 양산 사이에 수 센티미터의 공간이 있어 더 시원함을 잘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무게는 180그램으로 가벼운 편이지만 아무래도 낯선 비쥬얼에 익숙해지는 데까지 시간이 꽤 걸린다는 평가가 많았다. 
  • 도쿄도가 선보인 쓰는 양산. 단 관객석에 앉아 해당 양산을 머리에 쓸 경우 옆사람과 부딪히거나 시야를 가릴 수 있어 실전에 적용된다 하더라도 대상은 자원봉사들에게 한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지: ANN뉴스 동영상 캡쳐) 
도쿄도가 '쓰는 양산'에 관한 계획을 발표한 것은 지난 5월 하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지사가 회견에서 "양산 쓰기를 꺼려하는 남성들도 작정하고 이것을 한번 써보는게 어떠시냐"며 홍보했다. 양복차림의 직원이 쓰는 양산을 머리에 얹은 사진이 매체를 통해 보도되자 인터넷상에서는 "재밌다", "부끄럽다" 등의 의견이 쏟아졌다.

도는 예산 약 100만엔(한화 약 1,146만원)을 들여 900여개의 '쓰는 양산'을 제작했다. 이번 프레올림픽에 참가하는 자원봉사자들에게 우선적으로 씌워본 후 의견을 받아 내년 본대회에서의 적용 여부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단 좁은 관객석에 앉은 상태에서 양산을 머리에 쓰는 경우 옆사람과 부딪히거나 시야를 차단할 우려가 있어 실제 사용자는 자원봉사자들에게 한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쓰는 양산'은 이미 이전부터 다양한 업체들이 판매를 시작해 왔었다. 양산 제조업체인 리벤은 약 10년 전부터 이미 쓰는 양산을 제작했다. 업체 담당자는 1년에 수백 개 씩은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유명브랜드 '팬디(FENDI)'가 2018년 하반기 맨즈컬렉션에서 머리에 쓰는 우산인 '해드밴드 엄브렐라'를 발표하기도 했다.
  • 팬디(FENDI)가 2018년 하반기 맨즈컬렉션에서 선보인 '해드밴드 엄브렐라' (이미지: FASHINSNAP.COM 트위터)
고이케 도지사는 28일 대회장을 시찰하면서 모여든 보도진에게 "핸드 프리에다가 그늘도 만들어주고, 무엇보다 눈에 금방 띄니 자원봉사자라는 것을 쉽게 알아챌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라 할 수 있다"며 쓰는 양산 어필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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