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철역에서는 사과 자판기가 있다?

도쿄 문화 사과자판기 2019.08.16
  •  
 
도쿄 가스미가세키 역, 이케부쿠로 역 사과 자판기 '애플 스위츠' 구입기
도쿄 메트로 가스미가세키(霞が関)역 히비야(日比谷)공원 개찰구를 걷다가 평소 보지 못했던 자판기와 마주했다. 가까이 다가가 안을 들여다보니 '껍질 없는 사과, 껍질 있는 사과, 꿀 바른 사과'의 세가지 종류의 조각 사과를 판매하는 사과 자판기다. 자판기 천국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음료, 과자, 아이스크림 등의 자판기는 곳곳에서 봐왔지만 사과 자판기를 본 것은 처음이었다.
  • 도쿄 메트로 부도심선 이케부쿠로(池袋)역 개찰구 안의 사과 자판기. 지나가는 아이들이 신기한 듯 쳐다봤다. (사진=최지희기자)
호기심에 동전을 꺼내 200엔자리 '껍질 없는 사과'를 구입해봤다. 우선 투명한 비닐 안에 가지런히 들어있는 다섯 조각의 사과가 인상적이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산화로 인해 색이 변하는 갈변 현상이 생길 법도 한데 뽀얀 사과색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 

입에 넣고 깨물자 '사각'하고 씹히는 맛도 제대로다. 껍질을 벗긴 사과이다보니 선도가 떨어져 조금은 무르겠거니 싶었지만 이 역시 무난히 클리어했다. 그럼에도 사과 다섯 조각에 우리 돈 2,000원이 조금 넘는 셈이니, 비싸긴 하다는 생각은 지울 수 없다.
  • 사과 자판기를 통해 구입한 '애플 스위츠'. 200엔에 껍질 없는 조각 사과가 다섯 조각 들어있다. (사진=최지희기자)
이번엔 도쿄 메트로 부도심선 이케부쿠로(池袋)역 개찰구 안에서 또다시 사과 자판기를 만났다. 음료 자판기와 나란히 서 있는 사과 자판기를 신기한 듯 쳐다보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였다. '조각 사과'로만 알고 있던 사과의 자세한 명칭을 살펴보니 '애플 스위츠'라는 이름이다. 

이케부쿠로 역의 '애플 스위츠' 자판기에는 '껍질 없는 사과'(200엔), '껍질 있는 사과'(200엔), '꿀&사과' (240엔), '캐러멜&사과' (240엔)의 네 종류의 조각 사과가 진열되어 있다. 모여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엿듣자니 가을에는 조각 배도 판매하는 모양이다. 

이 정도면 사과 자판기가 전철 역 안에 상당히 존재하지 않을까 싶어 '애플 스위츠'홈페이지를 검색했다. 하네다(羽田)공항에 2곳, 도쿄 메트로역에 7곳, 도에이(都営)지하철역에 2곳으로 관동 지방에만 11곳에 존재했다. 관서 지방에도 오사카(大阪) 국제공항을 비롯해 7곳에 사과 자판기가 있었다.  
  • 애플 스위츠를 제조·판매하고 있는 곳은 고베(神戸)에 본사를 둔 '엠브이엠 상사 주식회사'다. 일본 최대의 조각 사과 제조업체다. (이미지: 엠브이엠 상사 주식회사 홈페이지)
자판기에 사과를 납품하는 청과상회 '엠브이엠(M.V.M) 상사'에 따르면 '애플 스위츠'는 일본의 대표적인 사과 산지인 아오모리(青森)산으로, 가스미가세키역 안의 사과 자판기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인 2011년 1월 설치됐다. 처음 사과 자판기가 설치 됐을 때는 인기 라면집에 늘어선 줄만큼이나 긴 행렬이 생겼다고 한다. 현재도 하루에 수십개의 매출을 올리고 있단다. 

'애플 스위츠'는 스낵을 사먹는 감각으로 사과를 즐기는 것을 컨셉으로 2009년 발매됐다. 발매 초기에는 마트나 편의점을 중심으로 판매됐지만 소비자들의 눈에 그다지 띄지 못했다. 실제 편의점에 가면 사과를 비롯해 딸기, 메론, 오렌지 등을 조금씩 담아 파는 조각 과일류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 이케부쿠로 역의 애플 스위츠 자판기에는 껍질 없는 사과, 껍질 있는 사과, 꿀&사과, 캐러멜&사과의 네 종류의 조각 사과가 진열되어 있다. (사진=최지희기자)
이후 사내 회의 중 제기된 '자판기로 판매'하는 아이디어가 부상하면서 사업은 급물살을 탔다. 출퇴근시 반드시 이용하는 전철 및 지하철 역이라면 마음 한구석으로나마 건강을 걱정하는 직장인들에게 작은 어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갈변 현상 극복과 신선도 유지를 위해 수차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독자적인 기술을 확립할 수 있었다.
 
사과 자판기는 지금도 1년마다 서너 대 씩 늘어나고 있단다.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꾸준히 증가중이라는 것이 업체 측의 설명이다. '애플 스위츠'의 판매가 특히 호조를 보이는 시기는 봄철이라고 한다. 입학, 진학, 입사, 전근 등 사람들의 이동이 활발해지고 저마다 새로운 결심(?)을 하는 시기가 포인트인 셈이다.


본 기사는 프레스맨과의 컨텐츠 제휴로 게재됩니다.
Basic Info
Name일본 전철역에서는 사과 자판기가 있다?
Station가스미가세키 역, 이케부쿠로 역
Columnist
프레스맨
프레스맨

프레스맨은 일본경제 전문 미디어로 일본시장에 대한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일본의 경제, 산업과 기업, 금융·자본시장의 이슈를 심층 분석해 보도하고 있습니다.
http://www.pressm.kr

SHOW COLUMN
    Comment
    POST
    Related Article
    • PARTN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