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회사는 부모님에게 입사 허락을 받는다?

도쿄 문화 일본취업 2019.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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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정 후 퇴사 방지 위해 예비 신입 ‘부모’에게 입사 확인 받는 일본 기업들
“직장 내 괴롭힘은 당사자가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달린 부분도 있기 때문에 ‘제로’라고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저희 회사는 철저한 사원 교육을 통해 언제든 상담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8월의 어느 토요일, 도쿄(東京) 미나토(港)구에 위치한 다이토(大東)건설 본사 사무실에 22명의 채용확정자 및 최종면접합격자, 이들의 부모 33명이 모였다. 나카무라 다케시(中村武志) 업무총괄부장이 가감없이 솔직한 업무환경 설명을 이어가자 망설이는 얼굴빛의 참석자도 생겨났다.
  • 다이토건설의 구직자 모집 PR페이지 (이미지: 다이토건설 홈페이지)
도쿄신문에 따르면 다이토건설의 이번 ‘가족대상 설명회’는 지난 7월 첫 개최 당시 호평을 받으면서 이후 2번째로 열리는 자리였다. 기업이 추진중인 사업과 향후 전망들에 대한 내용 뿐 아니라 잔업시간과 전근현황, 3년이내 퇴직율에 대한 정보도 제공됐다. 

“실태를 잘 알고 납득한 후에 입사를 결정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내키지 않는 부분들도 설명했습니다. 입사하고 난 뒤에서야 ‘이럴 줄 몰랐다’고 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나카무라씨는 끝맺는 말을 대신해 설명회를 연 취지에 대해 재차 언급했다.  

사이타마현에서 아내와 함께 참가한 아버지(47)는 “딸이 내정된 회사가 어떤 곳인지 알고 싶었다. 설마 했는데 이직율까지 얘기할 줄은 몰랐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도내 세타가야(世田谷)구에서 온 어머니(49)는 “취업 활동에 부모가 참견할 순 없지 않나. 본인에게 맡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설명회 참석은 아들의 예비 직장을 구경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고 덧붙였다. 어머니는 “회사 사정에 대해서도 잘 알게 됐다”며 안도했다.
  • 신입 채용을 담당하는 나카무라 다케시(中村武志) 업무총괄부장 (이미지: 다이토건설 홈페이지)
다이토건설이 설명회를 연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내정된 후 사퇴하는 예비 신입들을 막기 위해서다. 나카무라씨는 “부모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내정을 거절하는 학생도 있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취업 활동 과정에 부모의 의견을 참고하는 학생들이 많고, 내정시에도 부모로부터 확인을 받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예비 신입들에게만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이들의 부모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가족 설명회’를 열게 된 것이다. 

나카무라씨는 “실제 해보고 나니 부모들이 일에 대한 이해가 깊었다. 가장 가까운 사회인인 ‘부모’가 찬성해서 입사를 적극 지원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7월의 첫 가족설명회 이후 사퇴자가 전년에 비해 줄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채용지원회사 ‘네오캐리어’가 지난 해 12월 309개 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7.9%가 부모의 의향으로 인한 내정 사퇴를 당한 예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정 당시 및 내정 후 예비 신입의 부모로부터 입사 ‘확인’을 받은 적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47.6%의 회사가 ‘그렇다’고 답했다. 가장 많은 확인 방법으로는 기업정보자료를 부모에게 송부하는 것이었으며, ‘부모대상 내정동의서’를 준비하거나 ‘부모대상 내정이유통지서’를 송부하는 회사도 상당수 존재했다. 

자신의 취업 문제에 대해서도 부모의 ‘확인’을 받는 이같은 현실은 일본사회의 뿌리깊은 저출산 문제와 연관이 깊다. 하나뿐인 ‘귀한’ 자녀가 절대 실패를 경험하지 않도록 부모의 관여가 점점 깊어지면서, 자식 역시 본인의 의지보다는 부모의 판단에 기대어 안도를 얻는 것에 익숙해져 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부모의 확인을 거쳐서라도 젊은 인재를 찾는데 목마른 일본 기업들의 현실 역시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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