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어 폐업하는 일본 백화점의 이유는?

도쿄 문화 일본백화점 2019.10.08
올 한해 전국 10여개 대형 백화점 폐업···경기침체 및 인구감소, 외국인 관광객 특수도 옛말
일본의 교외 및 지방에 위치한 백화점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도쿄(東京) 후추(府中)시의 이세탄(伊勢丹) 후추점과 가나가와(神奈川)현 사가미하라(相模原)시의 이세탄 사가미하라점이 문을 닫은 것을 비롯해 올해에만 일본 전국에서 10개가 넘는 대형 백화점이 폐업하거나 폐업을 앞두고 있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폐업 매장수가 두 자릿수를 기록하게 된 것은 리먼 사태로 경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었던 2010년 이후 9년만의 일이다. 

1996년부터 올해까지 23년간의 역사를 자랑하던 이세탄 후추점에는 지역의 상징과도 같던 백화점이 사라진다는 소식을 안타까워하는 주민들이 모여들었다. 백화점 정문의 조각상에는 잎사귀 모양의 메시지 카드들이 무수히 달렸다. 중년의 주부는 “내 아이와 같은 나이의 이세탄. 지금까지 고마웠어” 라고 쓴 메시지 카드를 매달았다. 

이세탄 후추점은 개점 첫해에 약 260억엔(한화 약 2천 9백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후부터 서서히 내리막 길을 걸어왔다. 최근에는 영업 이익에서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했다. 2016년에는 야심차게 식품 매장을 리뉴얼 하기도 했으나 적자를 면치는 못했다. 

이 밖에도 올해들어 홋카이도(北海道) 하코다테(函館)시의 보니모리야(棒ニ森屋)와 아오모리(青森)현 아오모리시의 나카산(中三)백화점 등 오랜 세월 지역 경제의 버팀목이 되어 오던 백화점들도 줄줄이 문을 닫았다. 8월에는 도야마(福山)현 다카오카(高岡)시의 다이와(大和) 백화점이 76년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 지난 달 30일 폐업한 이세탄 후추점 (이미지: @Saku_Mori_ 트위터)
일본백화점협회에 따르면 2007년에 278개였던 전국의 백화점이 2018년까지 59개나 감소했다. 총매출액도 약 7조 8천억엔(한화 약 87조 5천억원)에서 약 1조 8천억엔(한화 약 20조 2천억원) 격감했다. 감소폭이 큰 곳은 도쿄와 오사카(大阪), 나고야(名古屋) 등 주요 대도시 10곳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으로, 이들 지역의 감소액이 1조엔 정도를 기록해 전체 감소액의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배경으로 지적되는 것은 리먼 사태 후의 지역경제 침체와 저출산 및 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 문제다. 일본 총무성 통계국에 따르면 2018년에 전출보다 전입이 많은 ‘전입초과’ 도시는 도쿄와 오사카, 아이치(愛知)현 등 7개의 도도부현 뿐으로, 나머지 39개 도도부현은 전출이 많은 ‘전출초과’ 지역으로 드러났다. 가장 많은 전출 세대는 20대에서 30대였다. 주요 소비층인 젊은 세대가 지역을 떠나는 현상이 지방 백화점들의 영업 부진으로 직결되고 있는 실정이다. 
  • 트위터에는 이세탄 후추점의 폐점을 아쉬워하는 메시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이미지: 트위터 화면 캡쳐)
이와 함께 인터넷 통신판매 및 개인 거래 등의 증가도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2012년에 7조 8천억엔(한화 약 87조 5천억원)이던 인터넷 통신판매 시장 규모가 2018년까지 2.3배 확대됐다. 개인 간 거래액도 2016년의 약 3천억엔(한화 약 3조 3천 6백억원)에서 2018년에는 약 2배 이상 규모가 늘어났다. 

도심 외곽에 위치한 이들 백화점은 방일 외국인 관광객들로 인한 특수 효과도 누리기 어렵다는 사정이 있다. 일본백화점협회 니시타 미츠히로(西田光宏) 사무국장은 산케이신문에 “지방 경제 침체는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 도심의 백화점이라면 방일객 특수도 있겠지만 지방은 그런 것도 누릴 수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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