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문화] 우리 딸의 바른 성장을 기원하는 '히나마쓰리' 풍습 그리고 인형 만들기

일본 전국 문화 일본축제 2021.03.03
히나마쓰리(ひな祭り)란 딸(여자아이)이 있는 집안에서 해마다 딸의 건강과 무사 성장을 비는 일본 전통 행사랍니다.
일본에서는 예로부터 딸아이가 태어나면 할머니들이 ‘건강하고 예쁘게 자라렴’ 하는 의미로 작은 인형을 선물해왔는데요, 그 인형이 바로 '히나(ひな: 병아리, 어린 새라는 뜻) 인형'입니다. 

히나 인형은 매년 3월 3일의 히나마쓰리 축제 날까지 집안에 장식해 두었다가, 날을 넘기지 않고 치우는 것이 보통입니다.  3월 3일을 넘기면 딸이 시집을 늦게 간다는 미신이 있어서, 히나마쓰리가 끝나는 날에 다시 상자에 넣어 보관하거나 냇물에 띄워 흘려보내기도 합니다.

 
2월 중순 쯤부터 일본의 호텔 로비나 백화점 같은 곳에서는 크리스마스 장식처럼 히나인형을 장식해 두곤 하는데요, 가지고 노는 인형이 아니라 집안에 장식해 놓는 인형이어서, 붉은 천을 덮은 제단인 '히나단(ひな壇)'에 여러 인형들을 장식합니다. 

히나단에 장식하는 인형은 여자 인형 뿐만 아니라, 일본의 왕과 왕비, 그 아래는 '산닌칸조(三人官女)'라는 3명의 시녀, 그 아래는 '고닌바야시(五人囃子)'라는 5명의 악사, '우다이진(右大臣)'과, '좌다이진(左大臣)'이라는 황족의 오른팔 왼팔, 그리고 맨 아래에는 '지초(仕丁)'라는 3명의 시종의 인형을 둡니다.

 

 
부유함의 상징이었던 히나단은 작게는 2단 짜리부터 5단, 7단 등 집안의 재력이나 권위에 따라 호사스러운 장식품으로 사랑받아왔습니다. 

그런 만큼, 히나 인형을 만드는 과정 또한 화려하고 정교한 기술이 필요했고, 지금까지도 사이타마 현의 이와쓰키 시를 비롯한 일본 각지에서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하나의 인형을 만들기 위해서는 10명 이상의 장인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머리와 얼굴, 몸통 그리고 손과 팔, 발은 물론이고 인형이 입는 옷이나 작은 오브제들까지 모두 각기 다른 장인들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게다가 이 모든 과정들은 대부분 손으로 직접 만듭니다.
사이타마 현의 이와쓰키 마을은  에도 시대부터 400년 이상 일본 전통 인형을 만들어 온 지역으로, 얼마 전 이곳에 '인형 박물관'을 개관할 정도로 독보적인 히나 인형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곳입니다.

 
마을 전체가 인형 장인들의 공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곳 이와쓰키에서는 인형 만들기를 쉽게나마 체험해볼 수 있는 공방이 있습니다.

아주 복잡하고 섬세한 인형 만드는 과정을 간소화해서 누구나 조금만 손재주가 있다면 나만의 예쁜 히나 인형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재미도 있고 보람도 있는 체험입니다. 
매년 3월 3일이면, 울긋불긋 예쁜 히나 인형과 함께 일본 전국의 꼬마숙녀들이 엄마 아빠 손을 잡고, 가슴 설레여하며 마을 신사를 찾아 축제를 즐기는 풍경을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만, 코로나로 인해 아쉽게도 올해는 TV나 인터넷 너머로 소소하게 보내는 히나마쓰리가 될 것 같은데요, 우리 아이들이 바르고 건강하게 자라나기를 바라는 마음은 이런 시대이기에 더 간절하게 전해지리라 생각합니다. 히나 인형을 건내 주는 할머니의 마음처럼 말이죠.
Comment
POST
Related Article
  • PARTN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