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여름은 나에게 맡겨라!! 일본식 빙수 "카키고오리(かき氷)"

일본의 여름, 눈에 띄는 글자 "氷"

무더운 여름시즌중에 일본에 방문하시면, "氷"라 적힌 간판을 쉽게 목격하실 수 있습니다.
"얼음 빙"자라 적힌 이 글자는 얼음을 파는 가게 라는 뜻일까요?

정답은, "얼음빙수 판매중"이라는 뜻의 입간판 입니다.
우리나라에 팥빙수가 있듯, 일본 역시 여름철 더위를 날려줄 "얼음빙수"가 존재합니다.

일본의 여름을 대표하는 "가키고오리"의 역사

얼음빙수 "가키고오리(かき氷)"는 여름을 대표하는 간식으로서, 여름얼음 이라는 뜻의 "나츠고오리(夏氷)"라고도 부른다고 합니다.
그만큼 여름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일본의 얼음빙수 가키고오리는 의외로 긴 역사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가키고오리에 관한 첫 기록은 "헤이안 시대(794-1185)"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합니다.
당시, 황태자 였던 인물이 현재의 나라현에 사냥을 가다가 현지인이 운영하는 "빙실"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고, 즉시 얼음을 왕에게 바쳤다는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

※빙실(氷室)이란?
빙실이란, 얼음을 보관하는 전통방식의 냉장고로 쉽게 말해 얼음 보관용 동굴을 뜻합니다.
겨울철 얼어붙은 강에서 얼음을 채취해 서늘한 동굴에 보관하였으며, 녹지 않도록 톱밥을 뿌렸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석빙고"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첫 빙수 전문점은 1869년 요코하마에서...

본격적으로 얼음을 먹거리로 판매하기 시작한건 1869년 부터라고 합니다.
개항, 새로운 문물의 상징 "요코하마"의 바샤미치(馬車道)라는 지역에 빙수 전문점이 첫 문을 열었는데요, 이곳은 일본에 아이스크림을 전파한 가게이기도 합니다.

1878년도에는 빙질을 나라가 직접 단속하는 법률이 생기기도 했는데요, 위생 검사에 합격한 얼음을 생산자, 판매자의 이름을 적어 가게에 걸어놓는 것이 의무화 되기도 했답니다.

여름 축제(마츠리) 간판 메뉴

우리나라의 유명 팥빙수 전문점 처럼, 가키고오리 전문점이 있는건 아닙니다.
그럼 가키고오리는 언제 어디서 먹을까요?

일본인들이 가키고오리를 가장 많이 먹을 때는 아마 여름 축제(마츠리)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축제가 열리는 곳엔 야키토리, 야키소바등을 파는 다양한 노점상들이 나타나는데, 이때 가키고오리점은 엄청난 인기를 끈다고 하죠.

가키고오리, 지역에 다라 맛도 종류도 천차만별

일반적으로 가키고오리는, 얼음을 갈아, 딸기, 멜론등의 과일맛 시럽을 뿌려 먹는게 가장 널리 알려진 방식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세계2차대전 이후에 탄생했는데요, 가키고오리가 전국으로 퍼져나가면서 먹는 방식도 지역에 따라 새롭게 탄생하게 됩니다.

오키나와의 빙수 "젠자이(ぜんざい)"
팥과 망고등의 오키나와 과일들을 올려 먹습니다.
긴자에서 탄생한 "안미츠(あんみつ)"
얼음 보다는 아이스크림과 팥 과일들이 들어가며, 디저트에 가깝습니다.
규슈 가고시마 지역에서 탄생한 "시로쿠마(しろくま)"
과일과 연유를 이용하며 "백곰"을 연상시키는 비주얼이 특징입니다.

어느나라에나 있는 얼음 빙수

일본의 가키고오리, 한국의 팥빙수가 있듯, 빙수는 세계 각지에서 여름철 인기있는 간식입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나라의 지역적, 문화적인 특징이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죠.

사진 우측상단은 미국의 "스노우콘"이라 하며, 화려하고 임펙트 있는 것을 좋아하는 미국 젊은이들의 취향이 반영되어있습니다.
사진 하단 좌측은 베트남의 "체(Chè)"라 불리며, 타피오카, 도리안, 라이치등 주로 동남아 지역의 열대과일이 들어갑니다. 체는 차갑게도 먹지만, 따뜻하게 먹기도 한다네요.
사진 하단 우측은 너무도 유명한 대만의 "망고 빙수"로, 달달한 망고와 얇게 슬라이스 된 얼음이 특징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