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야네센 지역 즐기기 베스트 3

도쿄 관광 도쿄산책 2022.04.21
도쿄의 레트로 타운 중 하나인 야네센 지역은 고풍스러운 건물과 트렌디한 가게들, 전통적인 아름다움이 옹기종기 모인 평범하지만 인기 있는 곳입니다.
야네센 지역 훑어보기
도쿄의 번화가 하면 고층 빌딩, 번쩍이는 광고판, 분주한 인파를 떠올리게 되지만, 야네센 지역(야나카, 네즈, 센다기)은 이와는 정반대의 이미지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죠. 이 아담한 세 동네는 다른 번화가처럼 최첨단이거나 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고루하고 케케묵은 박물관같은 곳도 아닙니다. 그저 천천히 변화하는 지역의 모습 때문에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지역으로, 레트로하고 좁다란 골목과 가업을 충실히 잇는 노포들, 유명한 신사와 사원, 그리고 재래시장의 바이브가 있는 동네죠. 구역으로만 보면 여러 대학들이 들어선 넓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일상생활의 소소함으로 가득한 소박한 감성 때문에 산책을 하고 카페에 들러 여유를 즐기기엔 더할 나위 없는 장소입니다. 오늘은 이런 분위기 속에 인기 명소도 많이 있는 야네센 지역의 추천 스폿들을 골라 소개하고자 합니다.
① 야나카 긴자의 계단에서 군것질 & 사진 찍기
레트로함이 뚝뚝 묻어나는 진정한 도쿄 서민들의 거리인 '시타마치'의 매력으로 가득 찬 이 고풍스러운 시장 거리는 언제나 많은 동네 주민들과 여행객들로 붐빕니다. 야나카 긴자는 1945년에 많은 소매상들이 닛포리 역 서쪽 출구 근처에 가게들을 열면서 형성된 후, 빠르게 변화하는 도쿄에서 느린 발걸음으로 존재하는 재래시장의 하나입니다. 여전히 인기 있는 가게는 옛날식 감자 고로케와 저렴한 일본식 군것질거리를 팔고 있으며, 특이한 변화라면 중동의 에스닉한 수입품을 판매하는 가게가 있다는 것과 동네 길냥이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생겨난 귀여운 고양이 테마 상품을 전문으로 하는 가게들이 들어섰다는 것 정도로, 나름의 레트로한 매력을 유지하면서 시대와 함께 천천히 변화해 온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늦은 오후 해질녘이 되면 야나카 긴자의 동쪽 끝에 있는 "유야케 단단"이라 불리는 계단에서 멋진 사진을 찍을 기회가 옵니다. 야나카 긴자 입구를 마주보고 있는 이 계단의 꼭대기에서 내려다 보면, 평온한 시장 뒤로 석양이 예쁘게 물들며 느릿한 하루의 마무리를 셔터 찬스와 함께 알려 줍니다.

야나카 긴자(谷中銀座)
도쿄도 다이토구 야나카 3-13-1
Official Website (jp)
② 네즈신사에서 '빨강'에 취해 보기
거의 2,000년 전에 오스 태자가 창건한 후 1706년에 현재의 모습으로 재건된 네즈 신사는 도쿄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서 깊은 신사 중 하나입니다. 신사의 문과 벽, 본당의 아름다운 건축물은 모두 중요 문화재로 공식 지정되어 있는 문화사적 보물이지만, 사실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여러가지입니다.
네즈 신사 경내에는 또다른 신사인 '오토메 이나리'가 있는데요, 교토의 유명한 후시미 이나리 신사와 마찬가지로 수호동물인 여우 상과 붉은 도리이 길을 보고 사진을 찍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옵니다(실제로 도리이 길은 놀라울 정도로 아담하답니다). 그리고 봄이 되면 많은 관광객들이 또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이곳을 찾죠. 바로, 봄 햇살 아래 선명하고 생동감 넘치는 3,000그루 이상의 진달래로 수놓인 정원 산책길인데요, 네즈 신사의 일년 중 대부분의 시간은 아담하고 조용한 도심의 영적인 오아시스이지만, 봄에는 100여 종의 형형색색 진달래가 그 분위기를 반전시키면서 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은 걷고 싶어지는 도쿄의 산책길로 변신합니다..

네즈 신사(根津神社)
도쿄도 분쿄구 네즈 1-28-9
Official Website (jp)
③ 야나카 묘지에서 고요한 역사와 자연 속 거닐기

Image Source: Wikimedia Commons

'공동묘지를 산책한다?' 언뜻 생각해 보면 뭔가 꺼림칙할 수도 있지만, 야나카 묘지는 엄숙한 쉼터와 아름다운 정원, 그리고 고양이들의 낮잠을 위한 공간으로 그런 선입견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곳이랍니다. 1872년에 이웃한 덴노지 사찰 부지에 마련된 이 묘지는 전통적인 고건축물과 기념물이 곳곳에 있으며 한때 일본 최대 규모였다고 합니다. 수천 개의 무덤에는 일본의 마지막 쇼군인 '도쿠가와 요시노부' 나, 현재 일본의 5,000엔 지폐 속 인물인 소설가 '히구치 이치요', 그리고 새로 발행될 1만엔 지폐에 그려질 예정인 일본 자본주의의 아버지라 불리는 '시부사와 에이이치'가 잠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묘지를 여행하는 이유가 되기엔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될 텐데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봄에 찾는다는 것에 그 힌트가 있습니다. 덴노지 사찰로 이어지도록 만들어진 야나카 묘지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길의 양 옆으로 흐드러지게 피는 벚꽃이 그 이유입니다. 묘지라는 선입견을 버린다면, 고요한 아름다움과 활짝 핀 벚꽃의 활기로 발걸음이 절로 가벼워지는 산책 시간을 즐길 수 있을 겁니다.

야나카 묘지(谷中霊園)
도쿄도 다이토구 야나카 7-5-24
Official Website (jp)
야나카, 네즈, 그리고 센다기
야네센 지역은 편안하고 조용한 도쿄의 일상이 묻어나는 곳이어서 하루 종일 좁은 골목과 거리를 거닐고 카페에 들르거나 하며 감성적이고 소박한 느낌을 즐기기에 좋은 여행지입니다. 게다가 공원, 동물원, 박물관, 밤문화로 유명한 우에노 지역과 마주하고 있고, 야나카 긴자나 묘지 공원은 도쿄를 빙글빙글 돌고 있는 JR 야마노테 선의 우에노 역이나 닛포리 역과도 가까워서 도쿄여행 일정의 시작이나 마무리 쯤에 집어넣기에도 좋은 코스이기도 합니다. 야마노테 선을 타고서 도쿄의 이곳저곳을 탐방할 예정이라면, 비교적 가까운 '스가모' 지역을 추천합니다. "할머니 하라주쿠"라는 애칭이 붙은 유명한 지조도리 상점가 역시 도쿄의 레트로 바이브를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스폿이기 때문이죠. 도심의 북적거림도 나쁘진 않지만, 도쿄여행 하면 역시 '시타마치 감성'이 더 재미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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