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Do you Know ’Joban fish’?] Ep06. 조반모노의 맛과 안전의 배경엔 '어업관계자들의 노력'이

도호쿠(동북) 관광 조반모노 2020.12.24
후쿠시마 현의 어업과 관련된 사람들은 나라가 정한 것 보다 엄격한 기준을 스스로 설정하고, 착실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이는 조반모노가 맛 뿐만 아니라 안전성 면에서도 뛰어난 이유이기도 합니다.
'시오메의 바다'에서 어업을 부활시키기 위해
  • 소마  앞바다의  '마쓰카와우라' 
2011년 3월 11일에 일어난 동일본대지진과 잇따른 원전사고는 온 세계를 놀라게 하며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 피해는 어업과 농업 등 모든 후쿠시마의 '먹거리'에 크나큰 타격을 입혔습니다. 한 때, 조반모노라는 브랜드가 일본에서 얼마나 이름높고 사랑받는 수산물이었을 지언정 이러한 타격에 대해서만큼은 피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앞서 소개한 특집의 3편과 4편에서는 이와키 시와 소마 시의 어업의 현재 상황에 대해 다뤘습니다. 이와키 시 어협의 스즈키 씨와 소마 후타바 어협의 다치야 씨는 '시오메의 바다'를 배경으로 조반모노에 대한 자신감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그것은 어떠한 재해에도 흔들리지 않는 그들의 바다에 대한 강한 신념이 엿보이는 톤으로 말이죠.

오야싱오(한류)와 쿠로시오(난류)가 교차하는 해역이 '조반오키(이바라키 현~후쿠시마 현 앞바다)에 형성되어 있는데, 이것을  '시오메'라 부릅니다. 두 해류에 서식하는 다양한 어종을 잡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들의 먹이가 되는 플랑크톤이 풍부하기 때문에 최적의 생장환경이 갖춰진 어장이기도 합니다. 조반오키에서 잡히는 물고기들은 살이 잘 오르고 품질이 좋아 늘 후쿠시마 어민들의 자랑이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자긍심 넘치던 바다의 상황은 한 순간에 뒤바뀌고 말았죠. 대지진은 친구와 가족 그리고 삶의 터전을 앗아가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방사능이라는 또다른 재해가 조반모노의 이미지를 한 순간에 떨어뜨리며 연이은 타격을 맞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민들은 그것을 털고 일어나 사람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한 노력을 현과 함께 추진합니다. '시험조업'을 시작하면서 서서히 어업의 부활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딛은 것이죠.


  

     
'시험조업'이란?
  • 어획하는 모습
     
후쿠시마 현의 연안어업 및 저인망 어업은 원전사고의 영향으로 조업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지진 이후 약 10년 동안 6만 개체가 넘는 어패류의 모니터링 검사를 실시했으며, 일본 정부가 정한 기준치를 통과한 안전한 어종이 다수 존재함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준을 통과한 어종을 대상으로 소규모 조업과 판매를 통해 시장의 평가를 체크하면서 어업 제한을 조금씩 완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것이 '시험조업'입니다. 후쿠시마 현청이 올 해(2020년) 3월 26일에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231종의 어패류에 대한 안전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모니터링 검사란 국가가 정한 기준에 따라 방사성물질을 검사하는 것으로, 이 검사를 통과하는 것 만으로도 시중 유통이 가능하지만, 이와키나 소마를 비롯한 후쿠시마 현의 어업 관계자들은 사람들이 보다 더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기준치를 더 높인 검사를 자발적으로 매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스크리닝 검사'라고 합니다. 위의 두 가지 검사를 모두 통과하여 안전성을 검증받은 '조반모노'만이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것이죠.
   
 
안전을 보증하기 위한 모니터링
  • 고오리야마 시에 위치한 '후쿠시마 현 농업종합센터'
후쿠시마 현 농업종합센터는 후쿠시마의 농림수산업 전반의 '안전 확보'의 프로세스에 있어 중요한 농수산물의 방사성물질에 대한 모니터링 검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불확실한 정보로 인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로잡기 위한,  후쿠시마의 농림수산업 활성화의 핵심이 되는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반모노 역시 이곳에서 검사를 거치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조업이 가능한 어종을 판단합니다.
 
  • 센터의 분석실 모습. 방사선량 및 모니터링 검사 예정표 
후쿠시마 현 농업종합센터 분석과는 고오리야마 시에 위치하고 있으며, 정해진 순서에 따라 현의 채소, 과일, 어패류, 산채, 버섯, 벌꿀, 곡물, 원유, 육류, 계란, 사료작물 등을 모니터링 검사하고 있습니다. 검사 결과에 대한 보고서는 직접 받아볼 수 있고 현의 웹사이트에도 공개되므로 일반인들도 언제든 확인이 가능합니다. 검사 대상이 방대하기 때문에 가공식품이나 사료 등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외부 검사기관에 위탁하기도 합니다.
 
  • 연구원이 검체가 되는 생선을 잘게 다지는 모습
조반모노는 어떻게 검사되고 있는 지, 실제 검사 모습을 관찰해보았습니다. 모든 직원은 검사실로 들어가기 전에 의복 등에 부착된 방사성물질로 인한 검사 결과의 오류를 막기 위해 방사능을 측정합니다. 마찬가지로 농수산물을 센터로 보낼 때 사용하는 포장지 등도 간단한 검사를 거치게 됩니다. 연구원들은 밀봉된 봉투에서 시험 대상이 되는 검체를 꺼내어 잘게 잘라서 검사용기에 채워 담은 뒤 무게를 재고 게르마늄 반도체 검출기에 넣어 방사선량을 측정합니다. 측정된 결과를 연구원이 분석한 후, 결과를 공표합니다.
   
  • 가공된 검체는 검사용기에 넣어 봉인한 다음 QR코드 스티커를 부착합니다. 측정된 데이터는 모두 QR코드로 관리되어 스캔을 통해 확인이 가능합니다.
  • 게르마늄 반도체검출기
연구실에서는 현재 11기의 게르마늄 반도체검출기가 있으며 9명의 연구원이 운용하고 있습니다. 이 검출기는 유지관리를 국제원자력기관(IAEA)에 의뢰하여 검사의 정확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모든 검사공정에 대한 정보를 기록할 수 있는 QR코드 시스템을 2017년에 도입, 방사선 검사의 효율을 극대화하여 하루 평균 150회의 검사가 가능해졌다고 합니다. 
  • 연구실에 있는 11기의 게르마늄 반도체검출기. 2011년 3월 19일 이후 23만 개 이상의 샘플을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센터 담당자인 구사노 씨의 말에 따르면, 최근 검사한 농수산물의 대부분이 기준치를 밑도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수샨물에 관해서는 2015년 3월 이후로 기준치(100Bq/kg)를 넘은 경우는 없다고 합니다.
사전예약이 필요하긴 하지만, 모니터링 검사는 누구나 견학이 가능하며 검사과정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더 안심하고 드시기를 바라는 마음 : 스크리닝 검사
농업종합센터의 모니터링 검사는 일본의 식품위생법에 따라 행정기관이 실시하는 검사인 것과 달리, 후쿠시마의 어업단체(후쿠시마 현 어업협동조합 연합회)는 소비자들이 수산물을 보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이와키 시와 소마 시에 자체적으로 스크리닝 검사기를 도입하여 각 어종마다 1검체 이상을 채취하여 샘플링 검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 이와키 오나하마 어시장의 검사실. 스크리닝 검사용 샘플을 채취하는 모습
     
일본 식품위생법에 따른 식품의 방사성 세슘의 함량기준은 100Bq/kg 미만으로 정해져 있지만, 후쿠시마의 어업단체는 더 확실한 안전성을 위해 기준치를 50Bq/kg 이하로 상향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시장에 출하하기 위해서는 이 기준치에 부합해야 합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일본의 기준치인 100Bq/kg는 세계적으로 보면 매우 엄격한 수치로, 예컨데 국제식품규격위원회/코덱스위원회(CODEX)의 기준치는 1,000Bq/kg이며, 미국은 1,200Bq/kg, EU는 1,250Bq/kg라고 합니다. 이를 보면 후쿠시마의 어업 관계자들이 얼마나 엄격한 기준을 두고 관리를 하는 지를 알 수 있습니다.
 
  • 오나하마 어시장의 검사실에는 현재 9대의 검사기기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방문한 이와키 시의 '오나하마 어시장'이나 소마 시의 '소마 하라가마 어시장'에는 시장 내에 검사실이 있어 어획된 어종마다 각각 검체를 채취하겨 매일 샘플링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의 농업종합센터만큼 많은 기기들이 있지는 않지만 검사속도와 정확도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새로운 기기의 도입이나 정기적인 유지보수를 하고 있습니다. 오나하마 어시장의 검사실에는 현재 9대의 검사기기가 있는데, 놀랍게도 구형 기기의 검사는 40분이 소요되는 반면 최신 기기는 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하네요.

검사한 어종에서서 기준치를 넘는 결과가 나왔을 경우에는 해당 어종의 판매를 즉시 중단하고 그 샘플을 후쿠시마 현 수산해양연구센터로 보내서 정밀검사를 실시합니다. 그래도 기준치(50Bq/kg)를 넘는 경우에는 전량 회수하고 일시적으로 조업을 금지합니다. 실제로 2018년 7월에 이와키 시에서 잡힌 광어에서 59Bq/kg의 세슘이 검출된 적이 있습니다. 일본 정부의 기준치로 보면 안전범위 내에 있었지만, 어업단체의 기준을 초과하였기 때문에 출하를 정지했고, 그 후 한 달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50Bq/kg 미만의 수치가 확인된 다음에서야 조업을 재개했다고 합니다.
  • 소마 하라가마 어시장의 검사실
현지 어부들이 자신 있게 안전한 수산물이라고 내놓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이런 엄격한 기준에 있으며, 다시는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속적인 검사를 실시하는 것이죠. 일본의 어시장 어디에도 이 정도의 검사체제가 갖춰진 곳은 없다고 합니다. '데이터를 보고도 믿지 않는 10%의 사람들에게는 아무리 얘기해도 전해지지 않지만, 그것을 믿어 주는 90%의 사람들을 향해 매일 까다로운 검사와 함께 끊임없이 그 결과를 공개해 나갈 것입니다.'라고 오나하마 어협의 마에다 씨는 말합니다. 그는 작년부터 기준치를 넘는 어종은 거의 검출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입니다.

 
두 검사의 차이를 알아보는 방법
  • 측정중인 게르마늄 반도체검출기
     
이 사진을 보고 현이 실시하는 '모니터링'과 지역 어업단체의 자발적인 '스크리닝'의 차이를 알 수 있을까요? 두 검사의 차이점에 대해 정리해봤습니다.


[같은 점]
두 검사 모두 어패류의 방사선량을 검사하여 과학적 데이터를 근거로 안전성을 분석/판단합니다. 검사 방법은 기본적으로 동일합니다.

[다른 점]
●실시 기관
모니터링: 일본 정부기준에 따라 후쿠시마 현이 실시
스크리닝: 민간단체인 어업협동조합이 자체적으로 실시
●검사기준치
모니터링: 일본의 식품안전기준(100Bq/kg미만)이며, 모든 연령의 국민을 위해 설정된 기준치
스크리닝: 소비자의 안심을 위한 높은 기준치(50Bq/kg이하)
●검사 빈도
모니터링: 주 2회
스크리닝: 매일(조업휴무일 제외)
조반모노, 그리고 후쿠시마 사람들의 일상은 예전으로 돌아오고 있을까?
  • 이와키 시의 주점 '슈엔 테루'. '인상 깊었던 조반모노'라고 적힌 앙증맞은 작은 깃발
오랜 시간에 걸쳐 정부와 후쿠시마의 어업관계자들이 협력하며 이어 온 노력 덕분에 후쿠시마 현의 수산물은 조금씩 현지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돌아오고 있는 듯했습니다. 행정기관과 어업단체에 의한 공식 데이터의 공표, 수산해양연구센터 등 다양한 연구기관들이 학교나 단체, 그리고 일반인들을 초청하여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의 방사능에 대한 올바른 정보발신활동으로 많은 사람들이 조반모노에 대한 신뢰를 조금씩 회복하고 있습니다.
  • 조반모노로 만든 요리들
2017년에 이와키 시의 농림수산부가 '조반모노'에 대한 웹사이트를 오픈하여 수산물과 해역의 정보를 비로하여, 요리 소개 및 조리 방법 등 조반모노에 대한 다양한 컨텐츠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매월 7일은 '물고기의 날'로 지정하고 많은 어시장, 기념품점, 음식점 등이 협력해서 귀여운 디자인의 미니 깃발을 만들거나 특별한 이벤트를 개최하거나 하면서 열심히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 바다와 가까운 '요쓰쿠라 마을'에 있는 '오오카와 생선판매점'
조반모노를 판매하는 유명한 점포 중 하나가 이와키 시에 있는 '오오카와 생선점'입니다. 메이지 시대에 개업한 이곳은 현지 주민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인기점입니다. 갓 잡은 신선한 어패류를 구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게 조개구이'나 '가다랑어 짚불구이' 등의 조리식품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들 요리는 이와키를 대표하는 것으로 축제나 이벤트가 있는 날이면 가게 앞에서 직접 요리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 가게 앞에서 구워지는 가다랑어 짚불구이
  • 성게 조개구이. 이와키의 유명한 향토요리 중 하나
이번 여행에서는 이와키 시와 소마 시를 돌아보며, 어시장, 호텔, 주점, 생선가게 등 다양한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수산물을 구입하고 요리하며 맛보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조반모노'가 현지 사람들의 생활 속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음을 느꼈고, 이는 모두 후쿠시마의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현이 함께 노력한 10년간의 결실이며, 그들이 보여주는 긍정적인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 가다랑어를 다듬는 오오카와 생선점 주인의 모습
     
  • 소마 하라가마 어시장의 경매 모습
이번 편에서는 후쿠시마의 수산물에 대한 검사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다음에는 수산해양연구센터를 방문한 에피소드를 준비했습니다. 동일본대지진과 원전사고 이후의 후쿠시마의 바다 그리고 해양생물의 현재 상황에 관한 과학적인 감시와 연구의 현장을 생생하게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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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 2021.02.04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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