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S
찬 바람 불면 생각나는 일본의 국민 메뉴, 나베

쌀쌀한 바람 불기 시작하면, 일본 사람들 머릿속엔 자동으로 떠오르는 메뉴가 있죠. 바로 식탁 위에서 보글보글 끓여 먹는 나베(鍋, 전골)!🍲 비 오는 날, 눈 오는 날, 퇴근 후 지친 밤 냄비 하나 가운데 두고 둘러앉으면 몸도 마음도 같이 데워지는, 일본 겨울의 국룰 메뉴로 손꼽히는데요. 그래서 준비한 겨울에 꼭 먹어야 할 일본 나베 5선!
1. 나베의 정석: 샤브샤브

원래 ‘나베(鍋)’는 일본어로 그냥 ‘냄비’를 뜻하지만, 지금은 일본식 전골 요리를 통틀어 부르는 말로 더 많이 쓰입니다. 그 많은 나베들 중에서도 샤브샤브는 조금 특별한 존재예요. 사실 샤브샤브는 20세기 중반 이후에 유행하기 시작한 비교적 신생 메뉴지만, 지금은 “일본 나베”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정석이자 클래식이 되었죠.


샤브샤브의 국물은 아주 심플한 일본식 육수를 사용합니다. 뜨거운 물에 다시마 한 조각을 넣고, 여기에 간장이나 맛술을 살짝 더해 끓인 담백한 베이스가 특징이에요. 여기에 1~2초만 담가도 바로 익는 얇은 소고기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살짝 데친 고기를 건져 소스에 톡 찍어 먹는 단순한 먹는 방법이지만, 담백한 국물과 고기의 맛이 잘 어울려서 지난 100년 동안 샤브샤브는 자연스럽게 ‘일본 나베의 정석’ 같은 메뉴로 사랑받고 있어요.
2. 전국구 인기 메뉴: 스키야키

“스키야키”라는 이름, 한 번쯤 들어본 적 있지 않나요? 일본에서는 여러 가지 나베 요리 가운데서도 스키야키가 꽤 익숙한, 일상적인 메뉴예요. 샤브샤브가 비교적 담백하고 깔끔한 스타일이라면, 스키야키는 간장 + 맛술 + 설탕으로 만든 달콤짭짤한 소스가 특징입니다.


얇게 썬 소고기를 이 소스와 함께 자작하게 끓이면, 밥이 없어도 ‘밥도둑’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중독적인 맛이 완성! 여기에 일본 사람들이 특히 좋아하는 먹는 법이 하나 더 있죠. 바로 날달걀을 곁들이는 방식입니다. 완성된 고기와 채소를 톡 깨놓은 생달걀에 살짝 찍어 먹는 것이 정석인데요, 처음에는 비린맛이 걱정되지만 막상 한 번 시도해 보면, 소스의 진한 맛에 날달걀의 부드럽고 고소한 풍미가 더해져 의외로 계속 떠오르는 맛이라는 걸 알게 될 거예요.
3. 로컬 감성: 기리탄포 나베

샤브샤브나 스키야키가 일본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정석 나베라면, 기리탄포 나베는 조금 더 현지인 감성 가득한 로컬 메뉴에 가까워요.


이 나베의 주인공은 아키타현의 특산품, 쌀로 만든 ‘기리탄포’. 찹쌀을 으깨 길게 빚은 뒤 꼬치에 꽂아 구워낸 음식으로, 겉은 살짝 구워져 쫄깃하고 속은 부드러운 독특한 식감이 매력입니다. 기리탄포 나베는 닭고기 육수에 감칠맛 가득한 채소와 기리탄포를 넣고 끓이는 스타일인데, 먹다 보면 국수 대신 쫄깃한 떡을 넣은 닭국 같은 느낌도 나서 한국인 입맛에도 굉장히 잘 맞는 나베 메뉴랍니다.
4. 사치 부리고 싶은 날: 게 샤브샤브

“오늘은 좀 사치 부리고 싶은 날이다!” 싶은 날, 일본 사람들이 겨울에 떠올리는 메뉴 중 하나가 바로 게 샤브샤브입니다. 나베라고 하면 보통 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를 떠올리지만, 일본에서는 제철 해산물을 그대로 넣어 즐기는 나베도 흔해요.


그중에서도 살이 통통하게 오른 대게 다리살을 샤브샤브로 살짝 익혀 먹는 스타일은 맛도 좋고, 보기에도 근사해서 여행 중에 한 번쯤 사치 부리고 싶은 날 즐기기에 좋습니다. 끓는 육수에 게살을 살짝 넣었다 빼서 한 입에 넣으면, 입 안에 달큰한 게 향과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 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게 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한 메뉴입니다.
5. 남들과는 다른 나베: 호타루이카 나베

여기까지 읽고 “좀 더 유니크한 거 없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이제 진짜 색다른 메뉴를 찾는 분들을 위한 호타루이카 나베가 나설 차례! 호타루이카(반딧불 오징어)는 일본 도야마 만에서 봄에 잡히는 작은 꼴뚜기로, 밤바다에서 파랗게 빛나는 환상적인 풍경으로 유명해요.
관광객들이 그 모습을 보려고 배를 타고 나갈 정도로 도야마의 봄을 상징하는 존재이기도 하죠. 이 호타루이카가 식탁 위에서는 나베의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갓 잡은 호타루이카를 뜨거운 육수에 살짝 데쳐 통째로 입에 넣으면, 탱글한 식감과 함께 바다의 향이 한 번에 훅 올라오는 맛이 특징이니, 해산물 좋아하는 분들에게 특히 강추하는 메뉴랍니다.
+번외편: 멧돼지 나베

추가로 소개하고 싶은 독특한 나베는 바로 멧돼지 나베! 교토부와 효고현에 걸쳐 있는 탐바(丹波) 지역은 예전부터 사슴, 맷돼지 같은 수렵육, 즉 지비에(gibier) 문화가 발달한 곳으로 유명한데요. 맷돼지 개체 수가 너무 늘어나 논밭 피해가 커지자, 법적으로 허가를 받은 수렵가들이 관리에 나서면서 이 고기를 식재료로 활용하는 지비에 요리 문화도 함께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이 지역을 대표하는 메뉴가 바로 보탄나베(牡丹鍋), 일종의 맷돼지 전골입니다. 얇게 썬 맷돼지고기를 접시에 동그랗게 펼쳐 올린 비주얼이 목단꽃(牡丹)을 닮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죠. 진한 미소 또는 간장 베이스 육수에 제철 채소를 듬뿍 넣고 끓여 먹는 겨울 한정 나베로, 지방이 적당히 오른 맷돼지고기가 의외로 담백하면서도 쫄깃한 맛이 중독적이라고 하니 한 번쯤 도전해 볼 만한 메뉴로 소개하고 싶어요.
넓디넓은 나베의 세계

단순한 다시 국물에 소고기를 살짝 데쳐 먹는 정석 샤브샤브부터, 특산 쌀로 만든 기리탄포, 바다를 그대로 담은 호타루이카까지. 나베는 그냥 따뜻한 전골을 넘어, 각 지역의 기후·문화·재료 이야기가 녹아 있는 일본식 힐링 푸드입니다. 올겨울 일본에서, 여러분만의 최애 나베를 꼭 한 가지 이상 찾아보세요! ❄️🍲
지금 네이버 블로그, Instagram, Facebook 에서 Japankuru 를 팔로우하면 일본의 더 많은 정보와 업데이트된 새로운 기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도쿄에 거주하는 5개국적의 크리에이터로 이루어진 팀입니다. 홋카이도에서 오키나와까지 직접 발로 뛰고 촬영한 생생 일본 정보를 본 사이트와 블로그 SNS등에서 발신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도 찾아주세용 (@재팬쿠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