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점점 퇴근이 빨라지고 있다? 관련 시장 기대감 상승

도쿄 문화 일본회사 2019.08.05
도쿄 도내 지하철 이용, 오후 9시 이후 감소 추세
일본 직장인들의 퇴근 시간이 과거보다 빨라졌다. 2017년 한해 동안 오후 9시 이후 도쿄 지하철(도쿄 메트로)을 이용한 승객이 전년 대비 첫 감소세를 보였다. 대신 오후 5시부터 8시 사이 이용객은 증가하고 있는 경향이 나타났다. 기업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일하는 방식 개혁'의 영향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빨라진 퇴근길 덕에 일부 음식점 등에서 저녁 시간대 손님이 늘기 시작하는 등 새로운 소비형태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 중심부를 둘러싸고 있는 도쿄 메트로 지하철은 출퇴근길 도쿄 도민들의 대표적인 교통수단이다. 하루 평균 이용객은 무려 740만명. 도쿄 메트로는 2014년부터 매해 시간대별로 개찰구를 빠져나간 이용객 수를 집계해오고 있다. 정기권 이용객의 지하철 승차 실적을 보면 평일 오후 9시 이후 이용객은 증가하거나 일정 수준을 계속해서 유지해왔다.
  • 저녁 6시 경 퇴근길로 붐비는 도쿄 도내 전철역 (사진=최지희기자)
그러던 것이 2017년 첫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오전 0시부터 마지막 열차 시각까지의 감소폭은 6%로 크게 줄어들었다. 반면 대다수의 기업 및 관공청이 업무를 마감하는 오후 5시대부터 8시대까지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오후 6시대는 6%, 7시대는 4% 늘어났다.

오후 5시를 넘어선 시각, 도쿄 오차노미즈(お茶の水)에서 도내 자택으로 귀가 중이던 30대 남성 회사원은 "출퇴근 시간이 빨라져 늦게까지 마시고 들어가는 경우가 줄었다. 대신 일찍 집에 들어가는 날이 늘었다"고 밝혔다. 해외 거래처와의 연락 업무가 잦아 오후 11시 넘어 퇴근하는 날이 많다는 40대 회사원은 "최근 1,2년 사이에 퇴근 길 전철에 앉아서 가는 날이 늘었다"고 전했다.

도쿄대학 사회학연구소에서 일하는 방식 개혁 등을 조사하는 이시다 히로시(石田浩) 준교수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장시간 노동이 줄면서 퇴근 시간이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시다 교수팀이 2007년부터 매해 전국 수천명을 대상으로 독자적으로 실시해오고 있는 조사에 따르면 남성 평균 귀가 시간은 2017년에 오후 7시 40분으로 최근 10년간 22분 빨라졌다. 여성의 경우는 오후 6시 1분으로 47분 앞당겨진 것으로 드러났다.
  • 도쿄 도내 오피스 밀집 지역 모습. '일하는 방식 개혁'으로 퇴근길이 빨라진 직장인이 늘고 있다. (사진=최지희기자)
마사지 전문점, 피트니스 센터 이용객 증가…"영향 한정적" 의견도

퇴근이 빨라지면서 소비 행동에도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도쿄도내를 중심으로 영국풍 주점 'HUB'를 전개중인 '허브'는 칵테일을 비롯한 음료 50종 이상이 반값이 되는 오후 7시까지 점포를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 8월부터 10월까지의 매상액은 재해 등의 영향으로 크게 늘진 않았지만 오후 7시까지로 시간대를 한정시키면 전년동기 대비 4% 손님이 많아졌다.

마사지 전문점 '라피네(Raffine)'는 2018년부터 도쿄 오테마치(大手町) 등 도심의 오피스 밀집 지역에서 오후 5시대에 점포를 찾는 방문객이 늘고 있다. 퇴근길 여성 직장인의 발길이 특히 늘면서 오후 6시가 피크 시간대였던 것에서 최근 더욱 앞당겨졌다는 것이 업체측 설명이다. 패밀리마트가 2월부터 도쿄 오타(太田)구에 편의점과 함께 병설 개점한 피트니스 센터는 평일의 경우 퇴근길 회사원 등 저녁 시간 이후 이용객이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 저녁 시간대 줄이 늘어선 도쿄도내 우동 전문점 (사진=최지희기자)
밤이 깊어지면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 소비층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아이스크림 전문점 '롤아이스크림 팩토리' 하라주쿠(原宿)점은 매상의 30% 이상을 외국인 관광객 덕분에 올리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밤 시간대까지 식사를 즐기는 관광객이 많다"고 밝혔다. 해당 업체에 따르면 폐점 시간인 오후 9시까지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물론 '빨라진 퇴근길' 효과를 실감을 하지 못하는 곳도 있다. 때문에 저녁 소비 경향이 아직은 한정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가처분소득이 좀처럼 늘지 않는 상황에서 시간적 여유가 생겨도 반드시 소비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인구 감소 및 고령화 사회 속에서 새로운 소비 패턴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는 '빨라진 퇴근길'과 관련한 시장 잠재력에 기대가 점점 모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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