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가져 온 일본의 '집콕소비' 이모저모-2. 재택근무, 나를 사랑하기 그리고 킬링타임

일본 전국 문화 일본 전국 2020.04.08
코로나19로 맞이하게 된 삶의 변화인 일본의 '집콕소비'를 알아보는 두번 째 시간. 오늘은 집콕의 필수 아이템으로 화제인 아이템들을 들여다보겠습니다.
  • 재택근무를 준비하라!
    재택근무를 준비하라!
    '회사는 다니는 것'이라는 관념이 다른 나라에 비해 확고한 일본에서 재택근무를 실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닌 듯 합니다. 하지만 현재로썬 그것이 최선이기 때문에 직장인들은 나름의 방법으로 '홈 오피스'를 구축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재택근무 관련업계 역시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합니다.
     
  • 일본에서는 '텔레워크'라 불리며, 회사 이외의 장소에서 원격으로 업무를 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는 재택근무는 3월 초순부터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작되면서 점차 중소기업에서도 실시를 확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가정에서 회사와 같은 업무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사람들도 많아서 '월 1만 엔에 PC 1대와 인터넷 회선 제공'이라는 랜탈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등장하는가 하면,  화상회의의 필수 아이템인 웹캠은 지난 2월부터 작년의 5배가 팔려나가고 있는 상황.

    카메라 이외에도 헤드폰/마이크 세트가 3.5배, 모니터는 1.5배, 와이파이 회선 역시 1.5배가 넘는의 판패량을 기록하고 있다고 하네요.


     
  • 쇼핑, 나를 더 사랑하기!
    쇼핑, 나를 더 사랑하기!
    재택근무 및 외출금지로 인터넷을 접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온라인쇼핑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순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엔 마스크 또는 생필품을 구입하기 위해 쇼핑을 시작하지만, 점점 다른 아이템들의 유혹이 조여 오면서 어느 새 즐겨찾기와 장바구니는 평소 갖고싶었던 아이들이 결제버튼을 누르길 기다리고......
    안 그래도 일본 사회가 온통 '자숙, 자제'를 권고하는 우울한 일상이기에, '이럴 때일 수록 기분을 업! 시킬 필요가 있어! 좀 더 나를 사랑해 줘야지!'라는 심리가 결국 소비로 이어지는 장면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 듯합니다. 

    그 반증으로 최근 일본 인터넷 쇼핑에서 의외로 호조를 보이는 상품들을 보면 화장품, 고급 와인, 여성복, 양말 등 코로나19와는 관련성이 없는 물건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특히나 여성복의 경우 평소엔에는 잘 팔리지 않던 고급 룸웨어나 잠옷 등의 판매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하는데요, 문 밖에서는 봄 내음이 솔솔 나부끼는 시기에 집콕 생활이 계속되면서, 집 안에서라도 예쁘게 있고 싶은 여성들이 구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요즘 성형/미용시술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가 됩니다. 더없이 적절한 타이밍이기도 하구요... :)
     
  • 킬링타임? 유익한 시간의 연장술!
    킬링타임? 유익한 시간의 연장술!
    집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날들이 계속되면서 이른바 '방콕문화'를 충족시키기 위한 엔터테인먼트 관련 수요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평소에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과 같은 실내오락에 크게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넘치는 시간과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무료함과 맞서기 위해 갖가지 '킬링타임'을 시전하고 있는 것이죠.

    여기에 힘을 실어주듯 컨텐츠 왕국이라 불리는 일본의 만화/애니메이션 배급사 및 출판사들이 앞다퉈 무료시청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4월 초순 현재, 주간만화잡지<소년 점프>로 유명한 슈에이샤(集英社)를 비롯하여 쇼가쿠칸(小学館), 가도카와(角川) 등의 업체들이 자사의 컨텐츠 일부를 무료로 볼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으며 NTT도코모, au 등의 통신사나 음원사이트, 드라마/영화 스트리밍 사이트, 그리고 포켓몬이나 건담 등의 프랜차이즈 프로덕션들도 무료체험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있어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집에 머무는 이 상황은 마케팅 측면에서는 최고의 환경이기 때문에 브랜드이미지 제고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입니다.


     

     
      

아마도 최대의 수혜자: 동물의 숲(feat.닌텐도)

  • 이번 코로나 사태의 가장 큰 수혜자(?)이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봅니다. 그래요, 바로 그 '동물의 숲'이예요 :)
    출시되자마자 일본을 시작으로 전세계의 게임꾼들의 화제의 중심이 됐을 뿐만 아니라, 오랜 집콕에 염증이 생긴 '심심타파족' 들의 구세주적 존재로 삽시간에 품절된 그 게임입니다.
    폭발적인 인기에 덩달아 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닌텐도 스위치'도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인기의 이유를 나름대로 살펴보자면, 발매 이후 사흘간 일본에서만 188만 장 이상 팔리며 역대 첫 주 판매기록을 갈아치운 이 게임은 한 마디로 '심심'합니다(!?).
    플레이어는 먼저 무인도에 이주를 합니다. 그리고는 집을 짓고 과일을 따고 낚시를 하고 나비를 잡고 바지락을 줍고 친구를 사귀고 물건을 사고.......이런 생활의 연속입니다. 그런데, 이게 재미있는 건 게임 시간과 현실의 시간이 싱크로되는 설정이나 어려운 퀘스트나 레벨에 대한 압박이 없는 점이 코로나로 집 안에만 있어야 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탈출구로 느껴지면서, 그저그런 일상을 플레이함에도 뭔가 포근한 위로를 받는 듯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모두가 집콕중... 세상의 바람은 오직 하나.

지금까지 일본의 '집콕 소비'에 대한 이모저모를 알아보았습니다.
특유의 소비 스타일도 그렇지만, 일본은 집에서 즐길 거리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은 편이라는 생각이 들구요, 요즘처럼 많은 사람들이(심지어 글로벌 사이즈로) 같은 환경에 놓이는 게 워낙 전대미문의 일인 데다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의 촘촘한 네트워크가 전세계 사람들의 소소한 취향과 관심사까지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 코로나와 같은 어려움도 위트와 긍정으로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의 바람이 하나같으니, 구름 하나 없이 맑은 거리를 맘껏 산책하는 날도 멀지 않을 것 같다는 희망이 마구 솟아납니다.

우리 모두 즐겁게 '존버' 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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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od! 2023.04.19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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