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소년들의 꿈이 실현되는 성지이자 일본 야구의 대명사 '고시엔'에 대하여

간사이(관서) 엔터테인먼트 일본야구 2021.04.05
한국과 일본에서 공히 인기 있는 스포츠인 '야구'. 하지만 야구에 대한 감성은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고교야구'에 대한 애정처럼 말이죠.
지난 3월 24일 열린 제93회 고시엔 고교야구대회에서 한국계 고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사상 처음으로 본선에 진출해 1승을 거두었습니다.

일본 고교야구의 꿈의 무대로 불리는 '고시엔 대회'는 전국 3940개 팀이 치열한 지역 예선을 거쳐 1%도 안되는 32개 학교만 '한신 고시엔 구장'에서 열리는본선 무대에 설 수 있습니다. 일본 언론들도 학생수 131명에 불과한 교토국제고의 고시엔대회 진출을 ‘기적’으로 표현했을 정도인데요, 이는 프로야구 못지 않게 고교야구가 일본에서 인기 있는 스포츠임을 보여 주는 뉴스가 아닌가 싶습니다.

 
공영방송인 NHK가 고시엔에서 열리는 모든 고교야구 경기를 생중계하는 데다가 지상파 TV들은 저녁 뉴스에서 빼놓지 않고 경기 결과를 분석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유독 일본에서 고교야구가 인기를 얻는 배경에는 '누구나 선수를 꿈꿀 수 있는 야구 문화'에 있는 것 같습니다. 2020년 기준으로 일본의 4874개의 고등학교 중 야구부가 있는 곳이 3940개 학교로 무려 81%(한국은 전국2367개 학교 중 84곳)나 되니, 야구부가 없는 학교를 찾기가 힘들 정도인 셈이죠. 야구에 관심이 있으면 누구나 선수를 시작할 수 있고, 그 최종 목표는 바로 ‘고시엔' 입니다. 
  • 한신 고시엔 구장 역사관에 전시된 일본의 고교야구 만화의 장면들
야구에 대한 저변이 넓다 보니, 일본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야구와 관련된 컨텐츠를 자연스레 접하면서 선수의 꿈을 꾸게 되는 아이들이 많아집니다.

일본 고교야구를 테마로 한 수많은 컨텐츠 중에서 대표작을 꼽으라면, 바로 아다치 미쓰루 작가의 만화 시리즈 '터치'와  'H2' 일 것입니다. 한국에도 팬이 있을 정도이며 '한국에서는 H2가, 일본에서는 '터치'가 인기'라고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야구 만화 하면 떠올리는 스토리로, 고교야구 소재에 감성적인 청춘로맨스 요소를 절묘하게 섞은 이 작품은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되기도 하고, 현재까지도 많은 야구소년들을 만들어 내고 있는 인기 만화죠.
 
물론, 고시엔의 문턱은 아주 높고, 모든 고교선수들이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일본은 굳이 선수가 되지 않더라도 야구라는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열려 있는데요, 대표적인 것이 '사회인 야구'죠.

사전적으로 보면, 사회인 야구는 "사회인들이 참여하는 야구경기"를 뜻합니다. 한국이나 대만 등 프로 리그가 있는 나라에서는 "선수가 아닌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야구경기"를 의미하지만, 일본의 경우는 선수가 아닌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리그 뿐 아니라, 일본야구연맹에 소속되어 있고 기업의 관리를 받으며 운영하고 있는 사회인 야구리그를 모두 포함합니다. 우리가 '실업 야구'로 알고 있는 [기업팀/회사등록팀]과 [클럽팀], 그리고 한국의 사회인야구와 같은 [풀뿌리 야구팀] 등이 모두 사회인야구의 카테고리에 들어갑니다.




  
이러한 사회인야구는 일반인들이 야구를 취미로 즐길 수 있는 좋은 환경일 뿐만 아니라, 한 때 야구선수를 꿈꿨던 이들에게는 다시금 프로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의 장이자, 프로 구단에게는 숨은 보석을 찾는 좋은 선구 공급처이기도 하죠.

고교야구와 대학팀을 거친 신체능력이 가장 전성기인 25~6세에 프로진출이 이루어짐과 동시에 많은 아마야구 지도자들을 거쳐오면서 육체적, 기술적으로 완성되어있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인데요, 데뷔 첫 시즌부터 1군 레귤러 멤버로 뛰는 경우도 아주 많으며,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선수들도 있다고 합니다.



 
고교야구에서 사회인야구, 프로야구까지, 일본의 야구 문화는 다양하고 폭넓은 저변과 열린 환경 속에서 인기 스포츠로 자리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멋진 돔 구장이나 거대한 최첨단 경기장이 많은 일본에서 여전히 '고시엔 구장'이 그토록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 것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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