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중부여행 ❘ 등산에 온천에 프렌치요리까지...우리가 몰랐던 나고야에서의 하루

주부(중부) 관광 나고야여행 2023.04.26
'노잼 도시'라는 오명을 지닌 나고야. 하지만 실제로는 의외로 즐길거리가 많은 이곳에서 꼭 경험해봐야 할 알찬 당일치기 여행을 소개합니다.
나고야에서 하루를 보낸다면?
나고야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도쿄와 오사카 사이에 있는 도시
일본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
나고야성이 있고, 도요타 자동차가 시작된 도시

그런데, 정작 여행지로서의 나고야는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아마 그 이유는 남북으로 길게 뻗어있는 중부지방의 여러 매력적인 여행지로 떠나기 위한 '터미널'의 역할을 하다 보니, 도시 자체의 즐거움을 모르는 것일 수도 있겠죠.

그래서 오늘은 나고야에서 하루를 보내야 한다면 꼭 참고할 만한, 의외의 재미를 주는 스폿을 모아봤습니다.  
당일치기, 프라이빗~하게: 고자이쇼다케&유노야마 온천
니고야에서 차로 40분, 전철로는 70~90분이면 갈 수 있는 이 지역은 일본 굴지의 자동차 경주장인 '스즈카 서킷'으로도 유명한 스즈카 지역으로, 일본 200명산 중 하나인 해발1212m의 '고자이쇼다케(御在所岳)'가 산맥의 주봉을 이루며, 로프웨이와 다양한 산행루트를 통해 곳곳의 기암절벽, 특히 SNS로 유명세를 얻은 '지장암' 등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 전세온천 즐기기 @ 고토부키테이
    전세온천 즐기기 @ 고토부키테이
    등반의 시작점인 유노야마 온천(湯の山温泉)은  13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나고야에서 거의 유일한 당일치기 온천 스폿으로 인기를 얻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아쿠아 이그니스' 등이 알려져 있는데요, 이번에는 등산 후 나만의 프라이빗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노포 온천료칸 '고토부키테이(寿亭)'를 다녀왔습니다. 바삐 오가는 로프웨이가 보이는 곳에 자리잡은 이곳에는 전세로 이용할 수 있는 여섯 개의 온천탕(가족탕이라고 하죠)이 있기 때문이죠.
여섯 개의 온천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두 곳을 소개하자면, 반 노천탕 스타일의 '보조(望城, 사진 위)'는 삼림욕을 하듯 온천에 몸을 담그며 계절마다의 풍경을 즐길 수 있으며, 넉넉한 히노키탕이 있는 향긋한 목조 인테리어의 '히노데(日の出,사진 아래)'는 그 공간에 있는 것 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온천탕입니다.
이 료칸의 별관인 '스이운카쿠(水雲閣)'.
1929년에 지어진 건물로 당시의 현대건축 양식을 곳곳에 반영한 이 일본식 객실은 현재는 일본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관람만 가능하다고 하는데요,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창 밖의 수려한 경관으로 유명합니다.     
  • 온천욕 후의 럭셔리 가이세키요리 (feat.마쓰사카규)
    온천욕 후의 럭셔리 가이세키요리 (feat.마쓰사카규)
    풍성한 자연에 둘러싸인 나만의 아지트 같은 이곳.
    나고야에서 두 시간 이상 떨어진 게로온천까지 가려면 1박 일정을 짜야 하지만, 이곳 유노야마 온천이라면 굳이 숙박하지 않아도 가벼운 트래킹 또는 로프웨이를 타고 고자이쇼다케의 기암절벽을 구경하고, 제대로된 온천과 함께 정통 가이세키 요리를, 그것도 업그레이드 플랜을 선택하면 '일본 3대 와규'라고 불리는 마쓰사카 소고기를 편백찜으로 맛볼 수 있는 훌륭한 반나절 미니여행을 즐길 수 있으니, 나고야에서 하루를 알차게 보내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고토부키테이(寿亭)
    주소: 미에현 미에군 고모노초 고모노 8585
    전세탕 영업시간: 11:00~22:45 / 06:15~07:30(당일이용 접수마감은 15:00까지)
    요금: 각 욕탕이용료(3,850~6,050엔)₊입욕료(어른 1,000엔/어린이 500엔) 
            전세탕&가이세키 점심 패키지 9900엔~
            전세탕&가이세키 점심 업그레이드 패키지(마스사카 와규 편백찜 포함) 10,450엔~

    웹사이트
필식(必食) 메뉴: 히쓰마부시
나고야에서 시작된 여러 음식들 가운데 꼭 한 번은 먹어봐야 하는 걸 꼽으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망설임 없이 '히쓰마부시(ひつまぶし)'를 추천할 것입니다.
히쓰마부시는 나고야에서 탄생한 장어덮밥으로, 사흘 동안 굶겨서 담백해진 장어를 찌지 않고(도쿄를 비롯한 간토지방에서는 굽기 전에 한 번 쪄냅니다) 숙성한 양념간장을 발라 숯불에 바로 구워서 밥 위에 얹은 요리인데요, 바삭한 식감과 풍미도 훌륭하지만 유일무이한 특징은 바로 '먹는 방법'에 있습니다.
  • 히쓰마부시 먹는 법 @ 나고야 1등 히쓰마부시 전문점 '하나오카'
    히쓰마부시 먹는 법 @ 나고야 1등 히쓰마부시 전문점 '하나오카'
    나고야 곳곳에 있는 히쓰마부시 맛집 가운데 인지도나 평가 면에서 부동의 1등으로 손꼽히는 '히쓰마부시 하나오카'에서 제대로 맛있게 히쓰마부시를 즐기는 법을 알아봅니다.
음식이 나오면 먼저 밥과 장어구이를 적당히 덜어서 '그냥' 먹습니다. 
다음으로, 실파 등의 '고명을 넣어' 먹다가
고추냉이를 얹고 뜨거운 육수를 부어 '오차즈케(お茶漬け)'로 먹습니다.
네 번째는 이곳 하나오카의 시그니처 스타일로, 오오바(일본 깻잎)과 함께 '우메보시(매실장아찌)'를 넣고 육수를 더 부어서 먹습니다. 
우메보시는 기름진 장어의 소화를 돕는 역할과 함께 장어에 함유된 비타민 A, B, D, E와 궁합이 좋은 구연산이 피로회복과 건강/미용의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 마지막은 가장 맛있었던 스타일로 취향대로 드시면 됩니다~.
유명 맛집답게 많은 유명인들이 다녀간 이곳에서 맛본 히쓰마부시는 생각보다 훨씬 고소하게 구워진 장어와 육수, 그리고 우메보시와의 궁합이 아주 좋았구요, 이 한 끼만으로 나고야 여행의 만족도가 확 올라가는 느낌이었습니다.

히쓰마부시 하나오카
주소: 아이치현 나고야시 나카구 사카에 3-8-115 선트리 노스빌딩 2층
영업: 11:00~15:00/18:00~21:00 
휴무: 월요일
웹사이트
여기는 꼭 둘러보자: 1. 오스칸논/오스상점가
하루 일정으로 여러 곳을 둘러보려면 생각보다 바쁘게 움직여야 하지만, 나고야 시내에서 몇 곳만 여유롭게 관광할 수 있다면 일단은 이곳을 추천할 것 같습니다.

나고야의 '아사쿠사'라 할 수 있는 오스칸논/오스상점가는 나고야 여행에서 나고야성 만큼이나 유명한 관광지입니다.
관음보살을 모시는 오스칸논 사원에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고대 신화의 연감인 약 15,000권의 '고사기'를 소장하고 있으며 모두 국가의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원 주면으로 약 1200개의 점포들이 모인, 40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오스 상점가'는 물씬한 로컬 분위기 속에서 쇼핑과 식사 그리고 군것질까지 해결할 수 있답니다. 

오스칸논/오스 상점가
주소: 아이치현 나고야시 나카구 오스 2-21-47
웹사이트
여기는 꼭 둘러보자: 2. 노리타케의 숲
나고야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노리타케의 숲(ノリタケの森)'은 도심 한가운데 있는 잔디공원이자,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는 세계적인 도자기 회사 'Noritake'의 본사 공장 터에 만들어진 레스토랑, 박물관 등이 있는 시설입니다. 박물관과 체험센터를 제외하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구요, Noritake의 도자기 아웃렛 코너도 있어서 그릇 좋아하시는 분들은 필수로 둘러보시길 추천합니다.
  • Noritake 아웃렛에서 발견한 토토로 접시. 요즘 나고야에서 가장 핫한 게 바로 '지브리 파크'죠(티켓 구하긴 너무 어렵지만ㅜㅜ).  
  • 잔디공원 바로 옆에는 쇼핑몰인 '이온몰 Nagoya Noritake Garden'도 있어서 쇼핑과 함께 1층 테라스 카페에서 잠시 쉬어갈 수도 있는데요, 이곳의 명물 하면 1층과 2층을 잇는 '츠타야 서점'의 거대한 책장(사진)이 있겠구요,  3층의 드럭스토어가 규모도 크고 물건도 많아서 쇼핑하기 좋습니다. 

    노리타케의 숲/이온몰 Nagoya Noritake Garden
    주소: 아이치현 나고야시 니시구 노리타케신마치 3-1-36
    영업: (노리타케의 숲) 09:00~19:00/(이온몰) 10:00~21:00(점포에 따라 다름)
    웹사이트
나고야에서 프렌치를?: Malconsorts plus
나고야에서 먹어봐야 할 로컬푸드들은 아주 많습니다만, 의외로 호불호가 나뉘는 메뉴들이 많은 것도 나고야 음식입니다. 대만에는 없는 '대만 마제소바'의 느끼함이 부담스럽다던지, 일본 된장을 베이스로 한 '미소카츠'의 소스가 도저히 적응이 되지 않는다던지 말이죠. 
거기에다, 첫 끼니가 나고야에서 가장 유명한 히쓰마부시였다면, 디너는 나고야의 숨은 맛집인 이곳에서 조금 독특한 프렌치 요리를 맛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입니다. 
이 레스토랑의 첫 번째 특색이라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와인'입니다. 샐러를 가득 채운 100여 종의 와인, 특히 일본의 '고슈 와인(甲州ワイン)'을 중심으로 페어링을 중시한 메뉴를 제공하고 있답니다.
 
코스 메뉴를 주문하자, 첫 번째 요리로 느닷없이 '스시'를 내놓는 익살스러운 쉐프의 모습에 조금 당황하게 됩니다.
참치와 오징어, 성게알의 세 가지 스시는 주로 이자카야 같은 곳에서 볼 수 있는 '오토시(お通し)'라는 일본식 전채라고 하는데요, 이어서 나오는 요리들은 정통 프렌치에 신선한 일본 식재료나 요리법을 가미한 개성있는 코스이니 안심하고 드셔도 될 것 같습니다.
이날의 코스는 처음에 나온 스시가 마치 힌트였던 것처럼 일식의 뉘앙스가 진하게 느껴지는 프렌치 스타일로, 해산물과 채소가 어우러진 요리들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다시마로 숙성시킨 학꽁치에 당근 무스를 곁들이거나, 햇양파 소스를 얹은 가다랑어와 무의 마리네이드, 숩 드 뽀와소(어패류 소스)를 흩뿌린 순무와 대게, 장어 튀김 등이 이어졌는데요...
놀라웠던 건 맛도 맛이지만, 감탄사를 자아내게 하는 플레이팅 솜씨였습니다. 섬세함과 일본 특유의 여백과 색 조합 때문에 먹기가 아까울 정도로 말이죠.   
메인디쉬인 샤또브리앙 스테이크와 플레이팅이 정말 아름다웠던 디저트로 코스가 마무리되는 듯 했으나, 마지막으로 선물이 준비되어 있다며 '도라야키(일본식 팬케이크)'를 포장해서 건내줍니다. 너무 흐믓해서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디너의 마침표였습니다.   
알고보면 재미난 나고야
  • 온 김에 '나나짱'도 만나 보시길...
나고야라는 도시의 포지션을 보면, 동쪽으로는 일본의 지붕이 후지산이, 서쪽으론 일본에서 가장 넓은 비와호수, 남쪽으론 이세신궁. 그리고 북쪽으로는 게로, 다카야마,시라카와 등 일명 '쇼류도('승룡도', 용이 승천하는 길이라는 의미)'라는 중부지역 최고의 관광루트가 포진하고 있는데요, 이곳들은 모두 나고야에서 2시간 이상 이동해야 합니다. 그말인 즉슨, 이왕이면 숙박하는 일정이 좋은 관광지가 사방에 있다 보니, 다들 거쳐는 가지만 정작 이 도시의 재미를 느낄 새가 없어서 '노잼'이라는 이미지가 생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여행처럼 실제로 일정만 잘 짠다면 나고야에서의 하루는 여느 도시 못지 않게 재미있고 알차게 보낼 수 있으니 중부지역 또는 간사이 쪽 여행을 계획할 때, 하루 또는 반나절 정도 스케줄로 넣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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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vo game good 2023.06.20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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