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초등학생 책가방, 한국과 너무 다르네?

도쿄 문화 일본 책가방 2023.04.24
일본을 대표하는 책가방인 '란도셀'은 브랜드 이름이 아닌 네덜란드어 'Ransel'의 일본식 발음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합니다.
일본 초등학생을 보면 위와 같은 책가방을 메고 다니는데요,
네덜란드어로 백팩을 뜻하는 단어 중 하나에는 '란설'(Ransel)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이 1800년 후반 일본어에서 '란도세루'(ランドセル)라는 단어로 변형되어 불리고 있습니다.

일본의 초등학생 대부분은 이 가방을 메고 있기에 일본 드라마나 영화, 애니메이션 등 각종 매체를 통해 한 번씩은 본 적이 있다고 생각이 되는데요,
한국에서도 1950년대, 196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의 초등학생들이(그 당시는 국민학생) 메고 다녔다는 기록도 있다고 합니다.

일본 초등학교 입학식의 상징... 그런데 너무 무겁다!?

일본에서 4월 초순은 대부분의 학교에서 입학식이 열리는 시기인데요, 특히 초등학교 입학식에서는 부모님 또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자, 손녀에게 주는 축하 선물이 바로 이 '란도셀'입니다. 하지만 아직 7~8세 밖에 안된 어린이들에게 이 책가방은 몹시나 무겁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아동용 책가방의 무게는 500~700g 정도인데 비해 란도셀은 1~1.5kg로 약 두 배의 무게를 자랑(?)합니다. 
 사진으로 보기에도 묵직해 보이는 란도셀은 실제로 천연가죽(통가죽)으로 제작되는 것이 보통이었으며,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가방이 너무 무겁다"고 입을 모으는 학부모들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이런 보수적인 란도셀은 비교적 최근에서야 합성피혁과 같은 경량 소재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무게가 1kg 내외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너무 비싸다?

게다가 란도셀은 웬만한 명품 가방 못지않은 가격을 자랑하는데요,
2023년 란도셀 평균 구매비용이 58,524엔(한화 약 581,000원)으로 전년도 보다 2000엔(약 20,000원) 오른 금액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https://www.randoseru.gr.jp/graph/

물론 저렴한 것은 10,000엔대 정도부터 시작하는 란도셀도 있지만,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부모님 또는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손주, 손녀에게 좋은 가방을 메여주려 하는 마음을 이용하여 높은 금액대를 설정하고 있는 기업의 마케팅과 다른 아이들과 비교당하지 않게 하려는 학부모의 마음이 맞물려 적어도 30~40만 원 이상의 고급 란도셀을 구입하고 있는 것이 실정입니다.
이 때문에 전세계 초등학생 중 가장 비싼 책가방을 메는 나라는 일본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초등학생에게 란도셀이 필요한 이유

그럼에도 란도셀이 필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책가방 안의 내용물을 지켜주는 점입니다. 비가 내려서 가방은 젖더라도 가방 안의 교과서는 젖지 않고, 교과서가 틀어져 버리는 걱정이 없습니다.
두 번째로 가방의 두께와 내구성 덕분에 저학년 아이가 넘어지더라도 충격을 흡수하고 쿠션역할을 해줄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교통사고로 인하여 아이가 지면에서 날아갔을 때 란도셀이 쿠션 역할을 해줘서 경증으로 끝난 사례가 있다고 합니다.
세 번째는 척추에 부담을 적게 준다는 점입니다.
성장기의 아이에게 있어서 척추는 대단히 중요한 부분인데요, 가방을 메는 곳에 벨트가 있으며,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되어서 여러 권의 교과서를 매일 짊어지고 다녀도 척추 한쪽에만 부담이 가지 않게 해준다고 합니다.

이처럼 내구성, 기능성, 안정성 등을 두루 갖춰 활동량이 많은 초등학생에게 더없이 적합한 가방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처럼 좋은 점도 많이 있지만 역시 부모 입장에서는 가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데요, 일본도 저출산 문제를 겪고 있는 나라이기에 최근 들어 일본 지자체에서는 이러한 부모의 부담을 덜어 주기위해 다양한 묘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중고 란도셀을 모아서 깨끗이 리메이크해 선물하는 프로젝트나 지역 입학생들에게 자체 제작한 란도셀을 나누어주는 등의 정책을 통해 도움을 주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또한 '꼭 란도셀이 아니어도 된다'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으며, '양손을 사용할 수 있으면 등에 짊어지는 가방은 어떤 것이라도 좋다'라고 하는 학교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학교에서 반드시 란도셀을 메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의 교육과정에 있어 학습용품으로 지출되는 비용을 줄이는 등 교육행정 차원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데 많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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