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재개 | 코로나 이후 달라진 일본 - 시부야 편

도쿄 관광 오쿠시부 2022.11.08
재개발 광풍이 불고 있는 시부야 지역. 앞으로 5년, 길게는 2040년까지 공사중인 곳곳이 환골탈태를 예고하는 가운데, 미처 주목받지 못했던 '화장기 없는' 시부야의 소탈한 거리 이야기를 풀어 볼까 합니다.
시부야는 공사중
지난 2012년, '시부야 히카리에'의 완공과 함께 시작된 시부야의 재개발 프로젝트.
먼저 오는 2027년까지 약 15년에 걸쳐 완전히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시티 시부야’로 거듭나려 하고 있는데요, 5년을 남겨 둔 현재 스크램블 교차로 주변에는 최신 고층 건물들이 하나 둘 들어서고 있고 구글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입주하면서 시부야를 고급스러움과 최첨단의 이미지로 업그레이드시키며, 나아가 2040년까지 이어지는 대대적인 환골탈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반가운 시부야역의 리뉴얼, 그러나...
이번 재개발의 핵심 중 하나인 시부야역의 리뉴얼은 현재 어느 정도 진행중이지만, 무려 하루에 170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도쿄의 메인 터미널을 담당하는 역인 만큼 운행을 멈추지 않고서 JR선, 도쿄메트로, 게이오 등 많은 노선들이 얽히고 섥힌 실타래 같은 구조를 정리하는 데에는 엄청난 시간과 기술을 필요로 한다고 합니다. 
예컨데, 도쿄 메트로의 긴자선 같은 경우 시종착역이 시부야인데, 이전부터 이용객들의 불편사항 1순위였던 고가역(지하철임에도 시부야역은 가장 높은 3층에 있었음ㅜㅜ) 구조는 시부야 히카리에 쪽으로 옮겨가면서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개찰구가 다른 노선과 가까워지면서 오히려 더 혼잡해지는 등 전체 공사가 끝나지 않아서 생기는 불편함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하네요.
변화를 기다리는 골목들
왕년에 잘 나갔던 시부야의 센터 거리나 언덕 골목들은 재개발의 여파로 빈 점포도 많이 보이고 예전 만큼의 활기는 찾기 어려워졌는데요, 도쿄의 메인 스트리트를 계속 담당하기 위해서는 확실히 새단장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런 시부야의 거리들 중에는 많이 유명하진 않지만 재개발에 영향받지 않으면서 나름의 소탈한 매력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번외편' 같은 곳이 있습니다.   
시부야의 번외편 같은 거리-오쿠시부
하라주쿠의 뒷골목이라 해서 '우라하라(裏原)', 센다가야와 기타산도를 합쳐서 '다가야산도(駄ヶ谷参道)' 등 줄임말과 신조어를 좋아하는 일본 사람들... 이번에 찾은 곳 역시 시부야의 안쪽 골목이어서 '오쿠시부(奥渋)'라고 불리는 가미야마초, 우다가와초, 도미야마 주변의 동네입니다. 시부야에 속해 있으면서도 시부야스럽지 않아서인지 언제부턴가 요 애칭으로 불리고 있죠. 
시부야역 앞 스크램블 교차로에서 109빌딩을 지나 쭉 걸어가다 보면 도큐백화점 뒷쪽으로 좁은 골목 입구가 나타나는데요, 거기가 바로 오쿠시부 거리의 시작점입니다. 
핫한 카페가 많은 거리
사실, 오쿠시부 거리는 코로나 이전부터 한국 여행객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아 왔던 '카멜백', '푸글렌' 등이 자리잡은 도쿄 카페투어의 성지 중 한 곳으로 유명합니다. 
스시 장인과 바리스타가 도원결의(?)해서 만든 카페, 카멜백. 도쿄여행 자주 다니셨던 분들이라면 이 다시마키 샌드위치는 아마도 추억을 소환하는 반가운 메뉴가 아닐까 싶네요.

CAMELBACK sandwich&espresso(キャメルバック サンドウィッチ&エスプレッソ)
주소:도쿄도 시부야구 가미야마초 42-2-1F
전화:03-6407-0069
영업:화〜일 8:00〜17:00
URL:www.camelback.tokyo

  
북유럽 감성을 시부야의 골목에서 만나는 푸글렌 도쿄.
'비행기를 타고서라도 마셔봐야 하는' 극상의 커피맛도 여전히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죠.  

FUGLEN TOKYO(フグレントウキョウ)
주소:도쿄도 시부야구 도미가야 1-16-11
전화:03-3481-0884
영업:월〜화 7:00〜22:00 수~일 7:00~24:00
URL:https://fuglencoffee.jp/
카페, 디저트 그리고 의외의 맛집
이 외에도 플랫 화이트 커피로 유명한 '커피 슈프림 도쿄' 같은 핫한 카페들 사이로 감성적인 레스토랑과 디저트 가게도 있고... 뜬금없지만 엄청난 웨이팅을 감수해야 맛볼 수 있는 기막힌 생선구이 정식을 파는 100년이 훨씬 넘은 생선가게 '우오리키'도 있습니다.

우오리키 오쿠시부(魚力 奥渋)
주소:도쿄도 시부야구 가미야마초 40-4
전화:03-3467-6709
영업:11:00〜16:00 / 17:30~20:30
URL:https://www.facebook.com/okushibuuoriki/
 
변화가 밀려오는 거리 - 사쿠라가오카
우리에게 익숙한 시부야는 하라주쿠에서 요요기 공원 쪽으로 이어지는 구역이라면 지금 한창 재개발이 이루어지는 시부야는 그 반대 편, 에비스/다이칸야마 쪽으로 이어지는 옛 시부야 하천이 흐르던 구역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현재 시부야 재개발 현장과 가장 가까이 있는 동네이자, 서서히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는 곳이 바로 '사쿠라가오카초'입니다.
벚꽃 언덕에서 힙한 산책코스로
동네 이름이 말해주는 것 처럼 사쿠라가오카는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시부야의 깨알같은 벚꽃 명소로 그 시즌에만 반짝 주목을 받는 그런 작은 동네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공사의 소음과 사람들로 북적이는 시부야의 복잡함에서 살짝 벗어날 수 있는 산책 코스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넒고 탁 트인 테라스가 있는 카페라든지 다양한 국적의 레스토랑 등 오쿠시부에 비해 좀 더 힙한 요소들을 흩뿌려 놓은 분위기로, 여기저기 구경하면서 걷다 보면 자연스레 다이칸야마 쪽으로 이어집니다.   
 
힙함의 끝은 레트로함 - 파리지엥
시부야의 힙한 거리로 거듭나고 있는 사쿠라가오카의 변신,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2대 째 변함없이 이 동네의 맛을 지켜 오고 있는 베이커리가 뿜어내는 레트로한 바이브가 있기 때문입니다. 
 
카레빵, 크림빵, 고로케빵....

1977년에 개업한 이곳 '파리지엥'에서 매일 구워내는 빵들은 요즘 유행과는 한참 동떨어진 '옛날 빵'입니다. 그러나 이 한결같은 올드함이 변신 중인 이 동네의 분위기와 묘한 캐미를 이루면서 뭔가 세련되어 보이게 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맛은 설명할 필요없이 엄지척입니다. 처음 먹어보는 MZ세대이건 맨날 먹던 아재 세대이건 말이죠... 

파리지엥(パリジャン)
주소:도쿄도 시부야구 사쿠라가오카 13-1 까사체리힐 101
전화:03-3461-2404
영업:월〜금 7:00~18:00 (토,일,공휴일 휴무)
URL:https://parisien.tokyo/
5년 후를 기다리지 않아도 즐거운 시부야
새로운 랜드마크인 '스크럼블 스퀘어'가 오픈하고, 100년에 한 번이라는 재개발의 '1차 티저 예고편' 쯤 되는 타이밍에 코로나를 만나면서 많은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제대로 선보이지 못했던 시부야의 대변신은 이제 다시 해외여행이 시작되면서 여전히 도쿄를 대표하는 관광지로서의 기대감을 높여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새롭게 변하기만 하는 시부야는 원래 가지고 있던 독특한 매력이 옅어질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아직 5년이나 남은 새로운 시부야의 첫 번째 완성을 굳이 기다리지 않아도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거리나 늘 정해진 명소에서 조금만 벗어나 보면, 지금까지 경험한 적 없는 시부야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의외로 많은 곳에서, 꽤나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시부야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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