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R 동일본 신칸센으로 떠나는 츠바메산조 여행] 01.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세련된 장인들의 도시

주부(중부) 관광 츠바메산조 2021.04.29
섬세한 장인의 공방과 현대적인 오픈팩토리가 모두 있는, JR 동일본 신칸센의 정차역 중에서 그 매력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은 '츠바메산조' 역의 스탭들이 추천하는 다채로운 표정들을 만나보는 시간. 그 첫 번째는 '장인과 기술의 도시'입니다.

장인의 도시, 츠바메산조.

츠바메산조 역은 니가타의 작은 두 도시인 '츠바메'와 '산조' 사이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두 도시는 '장인과 수공예'라는 키워드를 공유하고 있으며 예로부터 이 지역에서 생산되어 온 일상생활에 필요한 품질 좋고 아름다운 여러 제품들은 전통적인 수공업 공방과 현대적인 생산공장이 함께 공존하며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울러 '오픈 팩토리'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섬세하고 정밀한 제품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누구나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이 독특한 체험 프로그램은 츠바메산조 지역을 개성있는 여행지로 각인시키며  많은 여행객을 불러들이고 있으며,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예술품에 가까운 젓가락이나 오직 망치질로만 두드려 만든 구리 주전자, 정교하게 연마한 가위와 칼들의 제작 과정을 언제든 만나볼 수 있습니다.

츠바메산조 역

츠바메산조 역은 도쿄 역에서 출발하여 니가타 현으로 향하는 <조에츠 신칸센>의 12개 역 중 하나입니다. 도쿄 역에서 약 2시간 정도 거리이므로 당일여행이나 JR 동일본의 레일패스를 이용한 여행의 목적지로 둘러보기 좋은 여행지입니다.

- JR 동일본 패스를 이용하여 츠바메산조 여행하기!
츠바메산조를 여행할 땐, 18,000엔(세금포함)으로 JR 동일본의 신칸센과 특급열차를 포함한 열차와 함께 JR버스의 일부 노선을 5일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JR 동일본 패스(나가노, 니가타 지역)]을 추천합니다. 도쿄 역에서 츠바메산조 역까지의 신칸센 지정석 왕복운임은 약 19,000엔 정도이지만, 이 패스를 사용하면 츠바메산조 외에도 나가노나 니가타의 여러 지역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이 패스는 단기체류 비자를 가진 외국인 뿐만 아니라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 국적을 가진 분들도 이용 가능합니다. 자세하 내용은 여기

JR 동일본
공식 웹사이트(Kr) | 열차예약페이지(Kr)

교쿠센도: 오직 '두드림'으로 완벽한 구리 주전자를 만들다

다양한 방법으로 아름답고 실용적인 제품들을 만드는 츠바메산조 지역에서 '전통적인 장인의 기술'을 상징하는 곳을 하나 꼽으라면 아마도 '교쿠센도(玉川堂)'일 것입니다.

1650년부터 야히코 산에서 구리를 채굴하여 신사 건물을 장식하는 등 에도 시대(1603-1868) 초기부터 금속 가공으로 유명했던 이 츠바메산조 지역을 대표하는 이 공방에서는 동판으로 만든 매끈한 차 주전자를 수제로 만들고 있는데요, 1700년대 후반에 센다이 시에서 이곳으로 옮겨온 '다마가와 가문'은 동판을 두드려 형태를 만드는 '쓰이키(鎚起)'라는 독특한 공법을 3대에 이어 발전시킨 끝에 1816년에 '교쿠센도' 공방을 설립하며 지역의 명가로 자리잡게 됩니다.
19세기를 지나며 교쿠센도는 평범한 구리 주전자를 만드는 것에서 벗어나 예술적인 요소를 접목한 고급품을 만들어 내기 시작하면서, 일본 왕실에서 인정을 받고 세계 박람회에서도 인기를 얻게 됩니다.

이곳 공방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오래된 일본 가옥 안에 자리잡은 작은 공방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장인들이 크고작은 망치로 둥근 구리판을 한 땀 한 땀 두드리며, 느리지만 정교하고 섬세하게 입체적인 주전자의 모양을 잡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교쿠센도는 일본 각 지역의 다른 공방들과 협업하여 와인잔 등의 다양한 고급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습니다. 특히 도쿄의 럭셔리를 상징하는 긴자에 있는 직영점에서는 그들의 베스트셀러인 수제 구리 주전자와 찻 주전자를 75,000엔에서 비싼 것은 60만 엔 이상이라는 상당한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주문제작 의뢰가 끊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물론 이러한 전통적인 솜씨에 가격을 매길 수는 없습니다만,  이곳 공방을 한 번 둘러보고 나서라면 그 가격 이상의 가치는 누구나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교쿠센도 (玉川堂)
니가타현 츠바메시 주오도리 2-2-21
웹사이트(en)

Suwada: 평생 쓸 수 있는 손톱깎이

츠바메산조 지역의 전통공예를 보다 현대적으로 발전시킨 'Suwada'는 절삭 관련 도구를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제품으로는 손톱깎이와 분재가위가 유명합니다. 1926년에 설립된 Suwada의 시설과 제품은 시대와 함께 진화했으며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오픈 팩토리'를 통해 그 변화의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습니다.

손톱깎이 하면 100엔숍에서 싸고 잘 드는 제품을 구입할 수도 있지만, Suwada의 수제 손톱깎이는 수천 엔을 호가합니다. 그래서 현 대표가 이 가업을 3대 째 이어받았을 때, Suwada의 제품이 더 비싼 이유를 직접 보여줌으로써 그 값어치를 공감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오픈 팩토리'를 생각해냈다고 합니다. 방문객들은 공장 복도를 따라 걸으며 제품의 가장자리를 완벽하게 연마하는 장인들의 모습을 보며 그 완성도에 감탄하며 제품을 구입하게 되는 것이죠.
처음 Suwada가 오픈 팩토리를 시작했을 때, 직원들은 견학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많이 긴장을 했다고 합니다. 생산 공정을 일반공개하는 것이 자칫 장인이나 기술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을 텐데요, 작업의 섬세함과 정교함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것이 오히려 그들의 자부심과 동기부여로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실제로는 작업에 더 집중하게 되어서 사람들이 오가는 걸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하네요.)

2020년에 리뉴얼한 오픈팩토리는 제작현장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작업 후 남은 재료로 만든 인상적인 금속 예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직원 식당으로도 이용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카페도 운영하고 있는데, 식사만 하러 오고싶을 정도로 꽤나 맛집입니다. 공장을 구경하고 숍에서 그 제품을 구입하고 맛있는 식사도 즐길 수 있는 Suwada의 오픈 팩토리에서는 반려동물을 위한 고품질의 손톱깎이나 분재가위를 비롯해 주방용품, 식사용 포크&나이프와 식기류 등 츠바메산조 지역의 훌륭한 제품들도 함께 구입할 수 있습니다.    

Suwada Open Factory (諏訪田製作所)
니가타현 산조시 고안지 1332
웹사이트(en)
 

마루나오: 최고의 나무, 완벽한 형태를 고집하는 고급 젓가락

교쿠센도와 마찬가지로 '마루나오'의 역사는 신사 건축과 인연이 깊습니다. 설립자 후쿠다 나오요시(Naoyoshi Fukuda)는 1939년, 일본의 전통건물을 짓는 데 필수적인 도구인 '묵평차(墨坪車:나무로 만든 제도기)'에 정교한 조각을 새겨 넣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건축기술이 현대화되면서 마루나오는 그들의 독보적인 목재가공기술로 다양한 제품들을 생산해 오다가 2000년대 초부터 완벽한 수제 젓가락을 만들어 그 이름을 세계에 알리게 됩니다.

마루나오의 오픈 팩토리는 대나무 숲과 넓은 들판 가운데 지어져 있으며 방문객들은 입구에서부터 자연과 직선이 조화를 이루는 건물 외관에 감탄하게 됩니다. 공장 자체는 아늑하고 콤팩트하지만 복도 벽을 따라 전시된 마루나오의 역사와 제작공정을 설명하는 공간은 마치 작은 미술관 혹은 박물관처럼 아름답습니다. 작업실을 들여다 보면 세계 각국의 고밀도 목재 (흑단, 로즈 우드, 스네이크우드 등)와 가공된 대리석을 연마하는 장인들을 볼 수 있으며, 재료의 거친 덩어리를 깎고 갈며 우아한 젓가락 모양으로 조심스레 성형해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젓가락 끝 부분은 약 1.5mm 정도로 아주 가늘며, 8각형 또는 16각형의 모양이 일정하게 깎여져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공장 바로 옆 매장은 마치 고급 부티크처럼 럭셔리함이 느껴지며, 프랑스 파리에도 매장이 있다고 합니다. 세트 하나에 10만 엔이 넘는 제품도 있다는 마루나오는 프랑스의 오뜨 꾸뛰르와 고급요리 업계에서 꽤 인기가 있으며, 그들의 젓가락은 전 세계의 유명한 일식과 프렌치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사용된다고 합니다. 최고의 장인이 최고의 나무를 다듬어 만들어 내는 젓가락은 매일 사용하는 식사 도구이기에 더욱, 1초에 수천 자루씩 생산되는 젓가락에는 없는 '예술품'에 가까운 가치가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Marunao (マルナオ)
니가타현 산조시 야다 1662-1
웹사이트(en)

도지로: 장인의 기술과 첨단 공정으로 만드는 프로페셔널한 주방용 칼

도지로(Tojiro)의 역사는 2차대전 직후의 일본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회사는 농업에 사용되는 기계 제조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농기구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면서 이를 대체하기 위해 겨울철에도 제조/판매할 수 있는 제품을 찾다가 시작한 것이 '칼 만들기'였습니다. 수십 년에 걸쳐 2대가 가업을 이어 끊임없는 품질개선 끝에 도지로는 전문 요리사가 선호하는 고품질 주방용 칼 제조사로 명성을 얻게 됩니다.

이런 도지로의 오픈 팩토리를 둘러 보면서 알 수 있는 것은 이 회사가 전통적인 기술 뿐만 아니라 현대적인 방법을 모두 사용하여 칼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자동화된 기기들을 이용해 작업자가 칼을 깎고 날을 날카롭게 연마하는 공장이 있는 한편으로, 장인이 땀을 뻘뻘 흘리며 가열한 쇠를 두드리고는 식혀 가며 칼을 완성해 나가는 단조 방식의 작업장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공장을 방문한 김에 새 부엌칼을 장만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공장 옆 전문점에서  그들이 만드는 수백 가지 칼의 전문가이자 어떤 질문에도 묵묵히 답해 주는 도지로의 직원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요리의 종류나 용도에 따라 일본식과 서양식의 다양한 주방용 칼들이 갤러리처럼 전시되어 있어 저절로 '어떤 걸 사야하나?'하며 망설이게 되는데요, 직원들과 대화하다 보면 선택의 폭은 점점 좁혀지면서 어느 새 계산대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Tojiro (藤次郎)
9-5 니가타현 츠바메시 요시다히가시사카에 9-5
웹사이트(en)

번외편!: '쇼게쓰'의 가마메시(솥밥)

'마루나오'처럼 좋은 젓가락을 구입하셔서 얼른 써보고 싶거나, 팩토리 투어 삼매경에 밥 때를 놓칠 뻔 하신 분들을 위한 츠바메산조 맛집 하나 소개합니다. 메뉴는 일본식 솥밥인 '가마메시(釜飯)'입니다. 츠바메산조 지역에서 시작되었다고 전해지는 가마메시의 원조 격인 식당 '쇼게츠'에서 드셔 보시길 추천하구요, 시그니처 메뉴는 닭고기, 게살, 새우, 표고버섯 그리고 죽순에 간장과 육수로 밥을 지은 '고모쿠(五目)' 입니다.

Shogetsu (釜飯松月)
니가타현 츠바메시 사쿠라마치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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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을 지키고 이어 온 전통기술에 그치지 않고, 현대적인 기술을 함께 받아들이며 모든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고 때로는 예술적이며 고급스러움을 원하는 사람들까지 만족시키는 제품들을 만들어 내는 츠바메산조 지역은 전통 공방이나 오픈 팩토리와 같은 볼거리, 즐길거리를 통해 '경공업 도시'의 이미지만으로 기억하기에는 너무도 아쉬운 여행지로서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지닌 곳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일본의 전통 문화를 좋아하거나, 장인 공예를 좋아하거나, 아니면 일본 로컬에서의 새로운 경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신칸센 여행의 '뉴 플레이스'로 추천해봅니다.

츠바메산조 역 가는 법
도쿄 역에서 조에츠 신칸선으로 약 2시간
*츠바메산조를 여행할 땐, JR 동일본의 신칸센과 특급열차를 포함한 열차를 5일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JR 동일본 패스]가 저렵하고 편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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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대로 된 공방투어, 흥미롭네요 2021.05.02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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